“회장 자리는 24시간 늘 생각해야 되고 고민해야 되는 자리로, 마음의 짐 무겁다.” “‘의견진술권’ 하나만으로도 매우 진일보한 것이라는 생각이다.” “42만 우리 행정사들의 혼을 일깨워 내야 대한행정사가 살고 행정사 위상도 올라가”
[대한행정사회신문=한광수 기자] 지난 9일 취임해 20여일을 보낸 대한행정사회 황해봉 회장을 만났다. 다음은 황해봉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회장에 취임하신 지 한 이제 20일 조금 넘었다. 밖에서 보는 것과 안에 들어와서 실무로 보는 것이 다를텐데 그동안의 소회는?
▶회장에 취임했을 때는 매우 큰 기대를 가졌었고, 취임 당시에는 현안이 산적한 줄은 알았지만, 세부적으로 자세한 내용들을 몰랐다. 한 20일 동안 회장의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그간의 일들을 자세히 보고 행정사 회장 일이 정말 쉽지는 않겠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24시간 늘 생각해야 되고 고민해야 되는 그런 자리가 돼서 마음의 짐이 무겁다.
Q 현 행정사법상 가장 문제가 되는 조문 또는 우리가 해결해야 할 선결 과제 및 개정해야 될 과제는 어떤 것이 있다고 보는지?
▶일단 우리가 행정사법상에서 해야 될 업무가 명쾌하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고 할 수 없는 일이 뭔지 이런 걸 좀 명확하게 구분을 해야 되고, 또 최근에 국회에 발의되어 있는 행정사법 개정 내용들이 여러가지 있는데, 현재로 봐서는 그것이 통과되는 게 가장 급선무가 아닌가 한다. 이미 법 개정 방안이 나왔고, 현재 토론 중에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 내용들이 우선 통과된다면 우리 행정사들에게는 ‘의견진술권’ 하나만으로도 매우 진일보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의견진술권’은 이의신청이나 청문회 같은 경우 우리 행정사의 의견을 실질적으로 대변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우선 그게 통과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Q 현재 발의되어 있는 개정안 통과가 가장 선결 과제라는 말씀?
▶그 외 최우선 과제는 행정심판 진술권을 넘는 행정심판 대리권의 완전한 확보를 꼽을 수 있는데, 그것은 이제 우리가 최우선 과제이긴 하지만 당장 상정하기는 조금 어렵다고 보고 있고, 시간을 두고 해야 될 일인 것 같다.
Q 네. 그럼 같은 맥락에서 현재 정관에 대해서도 지적이 많다. 부실하게 만들어졌다고 다들 보고 있는데. 정관 개정에 대해 말씀하신다면?
▶우리가 해야 할 고민이 많은데 일단은 규정하고 정관하고의 불일치 때문에 굉장히 많은 문제가 도출된다. 특히, 대의원 하나만 해도 정관하고 대의원 규정, 지부·지회 규정들이 다 각각 되어 있어서, 그 자체를 해석하는 것만 해도 어렵다. 대의원 구성이 어떻게 될 것이냐 하는 것만 가지고도 법적 논란을 가져올 수 있다. 그래서 우선 정관과 규정의 밸런스를 맞춰서 하위 규정은 하위 규정답게, 상위 규정은 상위 규정답게 밸런스를 맞추는 게 굉장히 중요할 것 같다. 그것만 잘 마련되면 아마 대부분 소송은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본다.
Q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전임 회장 당시 제기된 각종 소송 등에 대해서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에 대한 구상은?
▶지금 전임 부회장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은 결과적으로 재판 결과를 봐야 되고, 회장이 취하할 내용들이 아니다. 전임 회장이 선관위를 대상으로 했던 것은 비용만 나왔지 많이 종결되어 있는 것 같다. 많이 취하를 하셨고 그래서 비용만 많이 지급된 걸로 나와 있다. 어쨌든 기본적으로 행안부에 대한 이의신청이나 행정심판 이런 것은 조속히 이사회를 구성해서 좀 더 화합하는 쪽으로 그렇게 가닥을 잡으면 된다. 그러면 한 4~5건의 소송이 남는데, 예를 들어 우리 법인인가처분 취소라든가 총회결의 무효사건 이런 것들은 결국 원고들하고 행안부하고 같이 숙의를 해야 할 그런 문제인 것 같다. 그 사건은 소송을 끝까지 가서는 안 될 문제로 보이는데 하여튼 최대한 행안부가 원고를 설득해서 사죄할 건 사죄하고 잘못된 건 잘못됐다 하고 큰 방향으로 우리 행정사회 발전을 위해서 대동단결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Q 대한행정사회 법인인가 취소 처분의 1심 인용판결에 대해 6월 1일 행안부에서 항소장을 접수했고, 6월 15일 회장님이 소일부 취하한 것으로 되어 있다.
▶여러 명의 원고 중 한 명으로서 6월 15일 취하서를 제출한 것이다.
Q 지난 선거 당시에 ‘과거청산위원회를 조직한다’는 공약이 있고, 또 다른 공약으로는 ‘먼저 화합을 하겠다.’는 것이 있다. 이 두 가지는 사실은 서로 상반되는 두 마리 토끼라고 할 수 있는데?
▶과거 청산이라고 명칭은 돼 있는데 그런 뜻에서 한 건 아니고 이것도 화합의 일종이다. 소송에 있어서 취하할 건 취하하고 서로 앙금을 해소한다는 측면이다. 거기에 상응하는 만큼 서로 합의를 하고 이러면 조기에 소송을 종식시키고 또 혹시 비용 같은 것이 들어갔다면, 우리가 이제 보전해 줄 수는 없지만, 같이 고민해 보자는 그런 측면에서 들어간 것이다. 과거 청산이라고 단죄를 하고 이런 뜻은 전혀 아니다. 원래 내용이 통합 차원에서 들어간 것이다. 갈등 조정, 서로 간에 좀 갈등이 많은 사람은 자체 내에서도 조정하고 그런 차원에서 들어간 것이지 이게 청산해서 단죄를 하는 것은 아니고, 이렇게 조정하다 보면 도저히 조정이 안 되고, 문제가 생기면 윤리위원회나 상벌위원회에 갈 수 있는 것이고, 또한 감사회의에 의뢰할 거는 의뢰하고 그런 차원에서 한 것이지 단죄 차원에서는 한 건 아니다. 과거청산위원회는 만들 계획이 없다.
Q 지금 말씀하신 것 중에 이제 상대방이 취하를 하면 우리도 취하하고 서로 이렇게 맞춰가며 서로 취하하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그런 취지인데, 그러면 현재 혹시 진행 중이거나 이미 그런 취지에 의해서 취하하거나 이런 게 있는지?
▶지금은 눈에 보이게 활동한 것이 없다.
Q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그런 활동을 해나가겠다는 것인지?
▶지금도 고발 고소 사건이 많은데 그런 부분들은 서로 불러서 상대방 의견을 존중해서 서로 취하하는 쪽으로 가는 게 어떻겠나 하는 것이다. 어제도 우리 회 국장이 고소·고발 건 때문에 경찰서에 가서 조사받았다. 지금도 진행 중이니까 그게 결국은 어떻게 보면 우리 행정사로서는 불행한 일이고, 소모전이다.
Q 우리 단체의 정관 개정 등을 위해 가장 기본적인 기관이 이사회나 대의원 총회다. 이사회나 대의원 총회 구성 계획은?
▶오늘도 행안부에 가서 협조를 구한 상황인데 조만간 대의원 구성을 해서 임원 선출을 하려고 한다. 대의원 구성을 어떻게 하느냐가 쟁점이 됐는데, 정관과 규정이 막 뒤바뀌다 보니까 도대체 어떻게 대의원을 구성해야 되느냐 이게 또 최대의 쟁점이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이런 것을 법리적으로 다 해소하고 가야 된다.
Q 우리 회원들이 궁금해할 만한 사안으로, 전에 신입회원 등록비 및 연회비 인하의 뜻을 밝히셨는데, 그럼 재정 악화로 바로 연결될 수 있을 텐데 그런 문제를 어떻게 풀어 가실지?
▶지금 재정악화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지금은 재정이 악화상태라, 당분간은 공약을 이행하는 것이 어렵다. 현실과 공약과의 조화가 필요한 것이다. 내가 ‘무보수 즉 봉급 안 받는다’고 한 말은 비상근을 하겠다는 말이었는데, 많은 회원들이 ‘직선제로 선출됐는데 비상근이 웬 말이냐’고 하는 등 많은 이야기가 들려온다. 나는 비상근을 선호하지만 회원들 뜻이 상근이라면 또 상근을 해야 되는 부분이라서 공약과 현실을 맞추어 가야 한다.
Q 상근을 하시면 급여를 가져가실 수밖에 없다는 뜻인가요?
▶그러러면 급여관련 규정을 고쳐야 된다.
Q 지난 선거 당시 공보물을 보면 행정심판 재결 소요 기간을 약 10일을 단축했다고 되어 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국민권익위원회 행정심판 국장 재임 시절 재결청을 없앴던 것으로, 옛날에 보면 충청남도 같으면, 충청남도행정심판위원회에서 의결을 하면 재결청을 갔다 와야 하는데, 그 기간이 10일이 소요되는데, 재직 당시 그 재결청을 없애버림으로써 재결청과의 관계에서 소요되는 10일 간의 기간을 단축시킨 것이다.
Q 다음으로 지방행정사회 구성 내지 자금 지원에 대한 구상은?
▶법인격은 아니지만 지금 정관 바꿔서 지방행정사회 명칭을 바꾸고... 지원 문제는 결국 중앙회가 돈이 빵빵하게 들어와야 지원도 많이 해줄 텐데 중앙회가 지금 재정 위기다 보니까 지방에 내려줄 돈이 많이 부족하다.
Q 행정사회신문에 대한 구상은?
▶신문이 도움이 되면 더 확장시켜야 하고 도움이 안 되면 폐간이라도 해서...일단 우리 대한행정사회 홍보에 도움이 되는지 안 되는지를 검토하고... 다만 지금 재정 상태가 안 좋으니까 일단 비용적인 측면에서는 좀 상당히 좀 고민이 된다. 좀 나가는 비용들을 줄여야 되는 그런 단계다.
Q 지난번 토론회에서 말씀하신 게 ‘내가 행정심판위원회 출신인데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행심위를 공격해야 되는 일이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행정심판 대리권을 위해 제일 먼저 할 일을 이야기한 것이다. 제일 먼저 할 일은 아니고, 내가 행정심판 대리권을 찾아오려면 먼저 해야 하는 일을 고민한 것이다. 왜냐하면 국민의 권리 구제를 행정심판위원회가 담지 못하고 있다. 현재 행심위 구조상 위원들이 한 건 한 건 자세히 보는 것이 아니라 90% 이상은 그냥 담당자들의 결정에 따라서 그냥 일괄적으로 넘어가게 되어 있다. 위원회 열면 한 300건은 심리를 해도 겨우 한 20건, 10건 정도 주요 안건으로 되고 나머지는 그냥 일괄로 넘어간다. 그 한 건 한 건도 보면 굉장히 중요한 사건이기 때문에 행심위가 상설화가 될 필요가 있고, 또한 국민의 권리구제를 담도록 하기 위한 대안이 우리 행정사들에게 대리권을 주면 된다는 것이다. 우리도 아주 조그마한 사건이라도 우리에게 대리권이 주어지면 구제 신청을 할 때 우리 행정사가 대리로 할 수 있다. 국민 권리 구제를 위해서 행심위가 제대로 못하고 있는데 그것을 행정사들이 보완해 줄 수 있다는 생각이다.
Q 마지막으로 전국의 행정사님들께 하시고 싶은 말씀은?
▶42만 우리 행정사 자격사들이 있는데 그 혼을 일깨워 내야 한다. 대한행정사회가 제일 먼저 해야 될 것은 국민의 권리구제를 위해 행정사의 위상을 우리 스스로 찾고 또 본인이 손해를 보더라도 내일을 위해서 참고 같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42만 자격사들에게 ‘행정사로서의 일이 정말 멋지고 보람 있는 일이고, 나름대로 어느 정도의 수입도 되는 일’이라는 것을 보여주면 그 사십만 행정사들이 혼이 깨어나서 앞으로 우리 회원이 최소 5만, 10만 이 정도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것이 대한행정사회가 살고 결국은 행정사들의 위상도 올라가고 그걸 통해서 국민의 권리구제가 되어 모든 것이 단단해지는 그런 초석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