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행정사회신문=박현식 ]

아프간 힌두쿠시 산맥 아래 촌락을 이루고 있는 마을 모습(사진=아프간 파병부대 제공)

지난 2021년 8월, 아프간인 390명이 입국할 당시에 우리 한국정부는 이들을 ‘특별기여자’로 규정하였고, 그래서 이들에게는 입국 후, 국내에서 취업이 가능한 거주비자(F-2)를 부여하였다. 이렇게 함으로써 국내에 들어온 아프간 사람들은 F-2 비자를 받아 합법적으로 머물 수 있게 되었는데, 이 F-2 비자는 학업과 취업에 제한이 없으며, 비자 사유가 계속되는 한 연장이 가능하여, 사실상 영주권(F-5)을 받기 전까지 한국에서 생활하는데 거의 어려움이 없는 것이었다.

당시, 일부 국민들은 아프간 특별기여자들이 아프간에서 (주)아프가니스탄 한국대사관과 KOICA(한국국제협력단) 그리고 한국군 오쉬노 파병부대의 PRT(지역재건팀) 활동 등에서 우리정부를 돕던 현지인의 협력활동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여, 정부의 각종 지원활동에 대해 반대론을 말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은 따뜻한 마음으로 이들을 환대하며, 긍정적으로 받아주었다.

아프간 현지에서 만나 본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1 (사진=아프간 파병부대 제공)

아프간 특별기여자들에게는 ‘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에 따라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초기생활정착자금 및 그밖에 필요한 생활지원과 고용정보의 제공, 취업알선 등 취업에 필요한 지원을 잘 해주었다. 필요한 생필품들도 쉽게 구할 수 있었으며, 무엇보다도 폭력과 인종차별이 없이 아이들이 안정적으로 학교에 다닐 수 있어 좋았다고 한다.

이렇게 세월은 흘러 벌써 3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정부의 방침에 따라 체류기간 상한 5년짜리 F-2(거주) 비자를 가지고, 어렵지만 한국사회에 적응하며 지내왔다. 부모를 따라서 함께 한국에 왔던 어린 자녀들도 그동안 한국사회에 잘 적응하면서 성장했고, 한국어 실력도 눈에 띠게 늘었다. 이들 2세들에 대해서도 우리 정부와 공무원들은 변함없이 지원을 아끼지 않아, 대부분 졸업 후 취업을 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이들에게 있어서 대한민국은 축복의 땅이었고, 무엇보다 후손들에게는 아프가니스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인권 존중, 무한한 기회와 평등의 정신이 살아있는 땅이었다.

이들은 비자가 만료되더라도 아프간으로 돌아가기 힘든 처지와, 한국 일자리를 구하는데 생기는 제약 등을 생각하면, 영주권(F-5)같은 안정적인 체류자격을 지원 받거나, 아니면 귀화를 통해 한국사회에 완전히 정착하는 길이 남아 있다.

이렇게 영주권 신청 또는 귀화 신청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해외 범죄경력증명서’이다. 정상적인 절차대로 확인을 하면, 일반적인 국가들은 국내 입국 후, 입국 전 과거 범죄경력증명서 조회 및 확인이 가능하지만, 아프간의 경우는 정상적인 외국 국가들과는 다르게 ‘해외 범죄경력증명서’ 발급 자체가 불가한 상황이어서 제출이 불가능했다.

이렇게 일이 되다보니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취업하는 것도 문제지만, 앞으로 영주권 또는 귀화 신청을 할 때도 ‘범죄경력증명서’를 제출해야만 하는데, 그렇게 할 수가 없으니, 아프간 특별기여자들은 앞으로 어찌해야 할지 몰라 큰 고민을 하고 있었다.

대체로, 민원인들이 이러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때, 다른 사람의 위임을 받아 행정관계 법령 및 행정에 대한 상담 또는 자문에 대한 응답을 담당하는 전문가가 바로 행정사이다. 이처럼 행정사 제도는 행정과 관련된 국민이 편익을 도모하고, 행정제도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 

‘찾아가는 무료 행정서비스’를 하면서 행정사들은 법무부, 보건복지부, 교육부 주무 행정기관 실무자와 직접적으로 정보를 교류하며, 법리적용 및 입법 취지의 오해를 풀고 최선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함께 노력하여, 건설적인 해답을 얻어낼 수 있었다.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 샬롬의 집에서 매주 일요일 정기적으로 '찾아가는 무료 행정서비스' 봉사활동 모습 (사진=경기북부지방행정사회 제공)

예를 들면, 일전에 아프간 특별기여자 프레시타(가명)는 어린이집 보육교직원 취업에 필요로 하는 [성범죄 경력 및 아동학대관련범죄 전력 조회]를 위해 도저히 어찌할 수가 없어서 궁여지책(窮餘之策)으로 법무부에 ‘법무부장관이 인정하는 해외범죄경력증명서(본국 및 제3국 범죄경력증명서) 제출을 생략할 수 있는 사람임을 문서로 확인 및 인정해 주기를 바라는 요청 문서’를 민원으로 제출하여 그 결과를 자포자기(自暴自棄) 하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이렇게 절실한 마음이 통했는지 얼마 후, 법무부 출입국관리본부 이민통합과로부터 한 통의 공문이 도달했다. 그 공문에는 친절하게 민원인이 고민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알려주는 것이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아프간 특별기여자들은 국적법에 따라 귀화를 신청하거나 국적회복을 신청하는 대상자에 한해서 해외 범죄경력증명서를 면제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즉, F-2(거주) 체류자격으로 5년 이상의 국내체류 경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들은 2026년 8월 이후부터 영주권 및 일반귀화 신청이 가능해진다.

둘째, 만일 귀화를 하게 되면 아프간 특별기여자의 국적은 ‘대한민국’으로 바뀌게 된다. 이렇게 되면 「영유아보육법」에 규정하고 있는 채용기관에서 범죄경력증명서 요구 때 대한민국 국민이므로 해외범죄경력증명서 제출은 면제 된다. 그러므로 이때부터는 아무런 제약이 없이 어린이집 보육교사를 할 수 있게 된다.

위와같은 행정업무를 대한민국에서도 외국인들이 행정서비스를 받기 위해 본인이 직접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현실은 언어의 장벽도 있고 또, 그 절차가 복잡하며 필요한 서류가 많아, 한국인들도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외국인들은 행정사나 변호사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이에 수반되는 높은 비용 문제는 이들 외국인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높은 벽이 되고 있다. 그래서 이러한 외국인들의 경제적으로 어려워하는 점을 해결해 주고자 경기북부지방행정사회(회장 조권기)에 의해 올 초 탄생한 것이, 바로 ‘찾아가는 무료 행정서비스’인 것이다.

이처럼 아프간 특별기여자들과 관련된 ‘찾아가는 무료 행정서비스’를 통해 행정사들이 직접 정부 행정기관의 실무자와 통화해 가면서 해당 실무부서의 확인을 받아, 확실한 정보를 제공해 주어, 특별기여자들이 걱정하던 숙원사업에 대해 기대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이들의 숙원사업 즉, 한국 영주권 취득 또는 한국사회로의 귀화가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물론 2년 뒤에 가능한 일이긴 하지만 아프간 특별기여자들에게는 가믐에 단비와 같은 소식이 되었다.

한편, 아쉽지만 아프간 의뢰인 프레시아(가명)는 현행법에 의해 지금은 어린이집 보육교직원 취업이 불가한 상황이다. 하지만 2년 후에 귀화를 한다면, 해외 범죄경력증명서 제출을 면제 받게 되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게 될 것이고, 조금 늦기는 하지만 이때부터는 아무런 제약이 없이 어린이집 보육교사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이 있다. 만약 프레시아(가명)가 아프간의 경우는 탈레반에 의해 정권이 완전히 붕괴된 상황이기 때문에 해외 범죄경력증명서는 받을 방법이 없다고 스스로 포기 했다면, 아프간 특별기여자 390명은 자신들이 영주권 신청 또는 귀화 신청이 가능하다고 하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계속적으로 F-2 거주비자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아프간 현지에서 만나 본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2 (사진=아프간 파병부대 제공)

대한행정사 경기북부지방행정사회(회장 조권기)는 앞으로도 이러한 '찾아가는 무료 행정서비스' 사회적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사회로의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아프간 특별기여자들을 비롯한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에게 진정 어린 상담을 통해 희망을 주는 보람 된 활동을 계속해 나아갈 것이다.

2024년 대한행정사회 정기 회원총회에서 경기북부지방행정사회(회장 조권기)로 승격된 이후 새로이 지방행정사회 기(旗)를 수여 받은 모습 (사진=경기북부지방행정사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