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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한행정사회 초대 회장 김만복 퇴임 기념 대담
  • 김민수 기자
  • 등록 2023-06-10 15:28:26
  • 수정 2023-06-10 16: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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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대 집행부, 회장·지회장 직선제 관철해내
  • "회장이기 전에 한 사람으로 슬픈 기억도 남아"
  • "대한행정사회는 행정사와 국민 모두 위해 필요...지혜를 모아야 할 때"


[대한행정사회 인터넷신문=김민수 기자] 대한행정사회 김만복 초대 회장은 지난 9일 전쟁기념관에서 진행한 이임식을 끝으로 2년 임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2021년 취임 당시 전직 국정원장 출신으로 주목받던 그는 지난 2년간 다사다난한 대한행정사회의 중심에 있었다. 본지 기자는 지난 5일 퇴임을 앞두고 있던 김만복 회장에게 진솔한 마음을 듣고자 대한행정사회 회장실을 방문했다. 


다음은 김만복 초대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지난 2021년 대한행정사회 설립 당시 초대 회장으로 선출되셨습니다. 사실 초대 회장직은 장관급 인물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치열한 경쟁이 있었는데, 왜 초대 회장이 김만복이어야 했는지요? 또, 취임 당시에 무엇을 다짐하셨을지요?

 

저는 행정사의 위상을 높이고 싶었습니다. 저는 2015년 행정사 자격을 취득하고 부산 기장군 중심가 삼거리에 '김만복 행정사 합동사무소'를 개설하고 간판을 크게 내걸었습니다. 국정원장 출신이 행정사로 개업했다고 언론에 대서특필되기도 하였는데, 일부 언론에서는 행정사 자격을 비하하는 여론이 있었습니다. 저는 행정사가 변호사 못지않은 사회적 인지도와 위상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참여정부 시절 업무로 인연이 닿은 김경득 당시 대한행정사회 설립준비위원이 초대 회장을 권유하였고, 곰곰이 생각한 끝에 도전하기로 결심하였던 것입니다.

 

회장으로 선출하면서는, 대한행정사회 설립 초기 단계로서 기반을 닦고, 행정사의 위상을 제고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8개 협회가 통합되었기 때문에, 조직을 빠르게 정비하여 외부 세력에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했습니다. 그러고 난 후 행정사의 업권 보호와 권익을 확대하고 양질의 교육시스템을 구축하고, 대국민 홍보를 통해 행정사의 전문성을 알리며 위상을 제고할 생각이었습니다.

 

 

Q. 회장으로서 역점을 두고 추진한 일이 있으면 몇 가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행정사들의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 각종 법령에 관해 해설서를 편찬하는 일이었습니다. 유능한 행정사들에게 각종 법령에 관한 해설서를 저술하게 하고 그 발간을 뒷받침해 주는 일이었습니다. 설립 초기에 행정사법, 행정심판, 비송사건절차법 등에 관한 해설서를 발간하였으나, 그 후 이런 저런 사정으로 중단되었습니다.

 

또, 행정사와 대한행정사회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대국민 홍보활동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대한행정사회신문을 창간하고 행정민원 유튜브TV 방송국을 개설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감사에서 예산을 지적받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리고 행정사의 업역 확대를 위한 법령 개정을 추진하였습니다. ‘행정사법 개정 특별위원회’와 ‘행정심판 대리권 획득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였습니다. 이는 쉽지 않은 과제라, 시작은 하였으나 끝을 보지 못하고 차기 회장에게 바톤을 넘깁니다.

 


Q. 한편, 내부적 갈등에 직면하기도 하셨습니다. 갈등의 근본적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시고 어떻게 해소하려고 노력하셨는지요?

 

사실 회장과 상근 임원 3명은 설립 초기 6개월 동안에는 산적한 업무로 눈코 뜰 새 없이 일했습니다. 상근 임원 3분도 평생 이렇게 열심히 일해 본 적이 없다고 농담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2022년 1월부터 전국 230개 지회장과 전국 21개 지부장 선거를 앞두고 갈등이 생기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근본적인 원인은 상근 임원 3분은 종전 8개 행정사협회의 의견을 대변하였고, 회장은 8개 협회의 의견보다 통합된 대한행정사회 회원들의 의견을 중시하였기 때문이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많은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서로 상충된다고 생각하고 갈등까지 불러온 쌍방의 의견이, 궁극적인 목표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였습니다. 그 틀에서 회장과 상근 임원 3명은 올곧은 대한행정사회를 회원들에게 돌려주자는 데 합의하였습니다. 회원들에게 우리들의 진정성을 전달하지 못하여 아쉬움이 남습니다.

 

 

지난 9일 전쟁기념관 이병형홀에서 이임식을 진행하는 대한행정사회 김만복 초대 회장

Q. 선거공고 전까지도 제2대 회장 선거에 나온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한 번 더 회장직을 맡아서 추진하던 일을 마무리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남기고자 하는 생각은 없으셨을지요?

 

오래전부터 2대 회장은 훌륭한 분이 오셔서 맡아주었으면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저와 상근 임원 3명 사이에 의견대립이 시작되면서 저는 중도에 회장직을 물러날 생각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정관에 의하면 회장이 임기 만료 1년 이상을 앞두고 물러날 경우 보궐선거를 하게 되는데, 대한행정사회 설립 당시 회장 추천을 놓고 경쟁했던 장관급 인사에게 보궐선거 출마 의향을 묻기도 하였습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저를 도와주시겠다는 분들을 만나고 평소의 책임감이 발동하여 사임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눈에 보이는 성과보다는 대한행정사회의 여러 일들을 해결하기 위해 근무하고 있습니다.

 


Q. 마무리하지 못한 일 중에서 가장 아쉬운 사업은 어떤 게 있을지요?

 

행정사와 대한행정사회의 획기적인 위상 제고입니다. 의욕과 자신이 있었습니다. 국민에게 행정사가 전문가로 인식되고, 행정사들도 자랑스러운 직업으로 알려지게 하고자 했습니다. 사업을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중단되어 무척 아쉽습니다. 그리고 추진하던 여러 사업이 중간에 멈추거나 시작도 하지 못해 아쉬운 일들이 많습니다. 조직이 안정되어야 사업에도 지속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2대 회장께서 다시 잘 진행해주겠지요. 

 


Q. 회장께서는 이번 제2대 회장·감사 선거는 어떻게 평가하실지요? 결론적으로 투표는 예정대로 진행되지만, 선거관리위원회 구성부터, 입후보 자격에 대한 의견대립, 선거인명부와 투표권 이슈 등 꽤 잡음이 있었습니다.

 

지금 진행되는 대한행정사회 제2대 회장 선거는 회원들이 직접 회장을 선출하는 직선제입니다. 초대 회장은 당시 8개 협회의 회원관리 현황이 제각각이라 쉽지 않았습니다. 이번 회장·감사 직선제는 기득권이 아닌 회원중심의 대한행정사회 운영을 위한 저의 철학이었고, 결국 관철해낸 1기 집행부의 실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선거 과정에서 잡음이 많았습니다. 원인은 모두 정관과 임원선출에 관한 규정 등 관련 규정들의 내용이 상충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바로 잡을 정관 개정안이 이사회와 대의원총회 의결을 거쳐 행정안전부에 승인을 신청하였으나, 행안부의 부당한 이유에 따른 반려로 여사한 문제들이 지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이를 바로 잡기 위해 행정안전부의 반려에 불복하는 행정심판을 청구한 상태이나 행정심판위원회의 결정이 늦어지고 있는 데다 임기만료를 앞두고 더 큰 혼란을 방지하기 위하여 이번 회장 선거 결과를 수용할 생각입니다.

 


Q. 행정사회의 회장으로서 다양한 평가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공채 출신 최초의 국정원장이라는 현직 시절의 능력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이들이 인정하는 것 같습니다. 특별한 경력을 가지셨는데, 업계의 큰 어른으로서 젊은 행정사들에게 귀감이 될만한 한 말씀 부탁드려도 될지요?

 

저는 1974년 7월 국가정보원에 7급 공채로 들어가서 계급으로 10단계 승진하여 2008년 2월 최고 수장인 원장으로 퇴임하였습니다.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 간의 제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대북전략 책임자로 깊이 관여하였고,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 간의 제2차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막후 교섭을 주도하기도 하였습니다. 공직에서 높다고 할 수 있는 자리까지 가봤지만, 사실 시기와 운도 많이 따랐습니다. 운칠기삼(運七技三)입니다. 주변환경과 하늘의 뜻에 많은 것들이 좌우됩니다. 그러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행정사 업에 대해 조금 더 말씀드리면, 제가 젊었을 때와 비교해보면, 현재 사회는 치열한 경쟁사회입니다. 또한, 사회의 구조와 행정이 매우 다양하고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미래에는 단순한 업무만 해서는 생존하기 어렵습니다. 앞으로 행정사들에게 더 높은 전문성이 요구될 것입니다. 따라서 젊은 행정사님들은 자신 적성에 맞는 특화 분야에서 전문성을 기르고, 새로운 업무를 개척해 나가야 합니다.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 주요 인사로 참여한 김만복 (맨 왼쪽)

Q. 말씀 감사합니다. 이어서 질문드리면, 회장 직무를 직접 해보시면서, 대한행정사회라는 비영리조직에 가장 필요하다고 느끼신 부분은 무엇일지요?

 

대한행정사회 회원들은 다른 단체의 자격사들에 비해 다양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업무 분야의 광범위성, 자격 취득 과정의 다양성, 자격취득 동기와 개업 형태의 다양성 등 하나로 통합되기 어려운 요소들의 집합체입니다. 여기에는 회원 행정사 상호 간에 서로를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봅니다.

 

 

Q. 임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나 사건을 하나만 꼽자면 어떤 게 있을까요?

 

회장이기에 앞서 한 사람으로서는 좋은 기억보다는 슬픈 기억이 앞섭니다. 초대 회장으로 취임하기 전에, 급여를 500만원 준다고 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공직에서 오래 일을 했고 수장까지 했기 때문에 연금이 좀 많이 나옵니다. 재산이 부족하지 않고, 다만 회장이 상근부회장보다는 조금 더 받는 게 자연스럽다고 해서 그렇게 되었습니다. 취임하자마자 출근하면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이를 두고 업무추진비 명목이라며 편파적인 감사 지적에 따라 회장의 회원자격 정지와 회장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횡령죄 고발까지 되었습니다.


보통 공직에서 장관급 정도 하면 로펌에 많이들 갑니다. 고문만 맡아도 대우가 좋습니다. 저는 활동적으로 일하기를 선호하고, '국정원장도 행정사를 직업으로 한다'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주면서 행정사의 위상을 세우고자 초대 회장을 맡았지만, 일해온 기간 아픈 기억이 많이 있습니다.

 

 

Q. 2년 동안 쉴 틈 없으셨던 것 같습니다. 퇴임 후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는지요?

 

우선 만성 신장병 때문에 몸을 추슬러야 합니다. 마침 경기도 용인시에 적당한 농토가 있어서, 금년에는 고구마를 심었습니다. 밀짚모자를 쓰고 상큼한 공기를 마시며, 잡초와 전쟁할 생각만 해도 엔돌핀이 솟구칩니다. 대한행정사회에서는 회장은 규정에 따라 고문이 됩니다. 필요한 일이 있으면 마다치 않고 면담하고 의견을 드릴 것을 약속드립니다.

 

 

Q. 긴 시간 동안 솔직한 말씀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행정사님들에게 남기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행정사의 앞날은 창창합니다. 국민의 행정편익을 도모하는 행정사라는 직업은 성스럽기까지 합니다. 행정 민원을 해결한 후 만족하는 의뢰인의 미소에서 우리 행정사들은 직업적인 보람을 느끼기도 합니다. 대한행정사회는 행정사와 국민 모두에게 필요한 단체입니다. 행정사협회 통합 전, 우리의 사회적 영향력은 다른 자격사단체에 비해 미약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어느 단체와 견주어도 대등하게 상대할 힘이 생겼습니다. 대한행정사회는 계속 발전해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 안에 상처가 있다면 빠르게 회복해야 합니다. 우리 앞에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힘을 모아 지혜롭게 해결해 나아가 주길 당부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행정사는 국가 전문자격사입니다. 국민 권익 증진에 이바지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임해주길 바랍니다. 회원님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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