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행정사회신문=김민수 기자] 제2대 회장 선거는 7명의 후보가 출마해 한 달간의 여정을 거쳐, 지난 7일 투표 당일 85.62%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며 성료했다. 선거 기간 중 ‘회장 후보자 토론회’는 2차에 걸쳐 진행됐고, 각 후보자가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번 회장 선거 토론회에서 주요 장면을 뽑아보고자 한다.
황해봉과 안양호의 설전
▲ 황해봉 후보 발언, 제2차 회장후보자 토론회 영상에서 1:42:04 부분
2차 토론회에서 황해봉 후보는 주도권 토론 시간 중 안양호 후보에게 “(행안부)차관으로 재직하고 나오셨는데, 회장 후보로 왜 출마했는지”를 질문한 상황이다.
안 후보는 황 후보의 질문에 바로 답변하지 않고, 앞서 온라인행정심판 대리권에 관한 황 후보의 의견을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황 후보가 제시한 질문과 다른 답변을 하는 안 후보를 제지하는 영상이다.
이번 선거에서 황해봉 후보와 안양호 후보는 각각 득표율 1위(22.10%)와 2위(18.16%)를 기록했다. 대한행정사회 설립 초기로, 아직 각 행정사들의 인지도가 전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 소위 ‘이력서’ 선거가 되리라는 전망과 함께, 공직의 계급장 순서대로 득표율 순위를 예상하는 이도 있었다.
두 후보는 모두 행정고시 출신으로, 안 후보의 대표 공직 경력은 행정안전부 차관이고, 황 후보의 대표 경력은 국민권익위원회 중앙행정심판 국장이다. 이력을 중시하는 유권자에게 두 후보가 격돌하는 장면은 실제 투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박노철, “촛불은 현장의 행정사들이다”
▲ 박노철 후보 발언, 제2차 회장후보자 토론회 영상에서 2:21:38 부분
박노철 후보는 다른 후보들과 달리 고정 지지 세력이 없는 불리한 상황에서 출마한 다크호스로 평가된다. 박 후보는 행정사 주요 커뮤니티에 모습을 비추지 않아 왔는데, 선거 공고 전까지 선거관리위원으로 임명되어 중립적 위치를 유지할 수밖에 없던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가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을 개시하자, 일각에서는 “1기 집행부 심판론에 동참하지 아니하고, 그간 활동도 없이 갑자기 나타났다”는 사유로 적지 않은 공세를 받았다.
박 후보는 2차 토론 마무리 발언에서 냉철한 어조로, 이에 대한 반박을 피력했다. 박 후보의 “촛불은 현장의 행정사분들입니다.”라는 일갈은 내부 다툼과 그것을 정쟁으로 이용하는 기득권들에 대한 일선 행정사들의 시선을 드러내 주었다.
이정섭, “다른 후보자들이 왜 저를 무서워하겠습니까?”
▲ 이정섭 후보 발언, 제2차 회장후보자 토론회 영상에서 1:59:27 부분
이정섭 후보는 초대 수원시 지회장으로, 취임 후 단기간에 지회를 단합하고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었다. 대한행정사회가 내분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지회의 자체 활동을 통해, 지회가 어떤 역할을 해낼 수 있는지 모범을 선사했다.
그는 2차 토론 마지막 발언에서 “(대한행정사회 회원들의) 각자의 역량은 정말 탁월한데, 한번 뭉쳐서 뭐라도 해보자면 무엇하나 하는 게 없다.”며, “여기 나와 있는 후보자들이 왜 수원시 지회장 출신을 무서워 하겠나? 3개월만에 (300여명의) 수원시 지회 행정사님들을 단합시켰기 때문”이라면서 자신의 리더십과 출마한 이유를 역설했다.
발언에 앞서 청중에게 90도 인사 후 준비한 원고 대신 자신 생각을 그대로 발언하겠다면서, 약간의 긴장감을 가진 채 진심을 표호하는 이 후보의 모습은 상당한 인상을 남겼다.
이번 대한행정사회 제2대 회장 선거 토론회는 각 후보자의 생각과 대화방식을 엿볼 수 있는 유용한 행사로 평가하고 싶다. 첫 시도로서 생중계 과정에서 조명이나 음향에 약간의 사소한 문제가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원활한 진행 속에서 7명의 후보자가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뽐낼 수 있는 유의미한 토론이었다. 이 모든 과정을 준비한 자랑스러운 대한행정사회 선거관리위원회에 찬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