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의 한 의사가 형편이 어려운 필리핀 이주 노동자에게 부친 장례를 모시라며 돈을 건넸다가 8개월 만에 돌려받았다는 사연이 알려져 감동을 자아냈습니다.
아산 소재 현대병원 박현서 원장은 지난 18일 본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같은 사연을 공개하며, 감격스러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박 원장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입원했던 필리핀 이주 노동자 A씨가 퇴원을 하루 앞두고 침대에 앉아 울고 있었습니다.
사연을 들어보니 A씨의 아버지가 급작스런 교통사고로 그날 아침 세상을 떠났다는 것입니다. 본국으로 돌아가 부친 장례식을 챙겨야 하는데 비행기 표를 살 돈이 없었습니다.
더욱이 숨진 그의 아버지는 암 투병 중인 어머니를 돌보고 있었고, 동생들 역시 나이가 어려 돈을 벌지 못해 A씨가 보낸 생활비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막막한 상황이었습니다.
박 원장은 이야기를 듣고 두말없이 현금 100만 원을 건넸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빌려주는 거야, 나중에 돈 벌어서 갚아요"라며 "내가 빌려줬다는 얘기는 절대 아무에게도 하지 말고"라고 했다고 했습니다. A씨의 치료비도 받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한동안 이 일을 잊고 살았던 박 원장은 사연을 공개한 이날(5월 18일) 뜻밖의 일을 겪었습니다. 어떤 젊은 외국인이 원장님께 드릴 것이 있다며 대기 환자가 20명이 넘는 진료실 밖에서 간호사와 실랑이를 하고 있다는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박 원장은 "낯익은 얼굴이길래 1분만 얘기를 들어주자 했는데, 두꺼운 봉투와 영문으로 된 편지를 살며시 내밀며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며, "그제야 나는 A씨가 잊지 않고 8개월 만에 돈을 갚으러 왔다는 걸 알고 눈물이 글썽여졌다"고 했습니다.
A씨는 돈과 편지를 건네며 작년에 박 원장의 도움으로 아버지 장례를 잘 치르고 이제는 다시 입국해 돈을 벌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너무 늦게 갚아서 미안하다"는 말도 했습니다.
박 원장은 "고국의 어려운 가족에 송금하면서 매달 한푼 두푼 모아서 이렇게 꼭 갚으려고 애를 쓴 걸 보니 더 눈물이 났다"고 했습니다.
그는 '나는 주변에 진 빚을 제대로 갚고 있는가' 돌아보게 됐다며, "오늘은 백만 원의 돈보다, A씨가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와 한없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한 사람에게 살아가는 힘을 주셨네요. 아무나 하지 못하는 귀한 마음이다", "저도 눈물이 핑 돈다", "세상에서 가장 값진돈이네요. 진정한 어른",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등의 글을 남겼습니다.
외국인과 밀접한 업무를 수행하는 행정사 업계도 어려운 외국인을 최선을 다해서 도와주는 행위를 하는것이 유용한 것이라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