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권리금계약”은 원래부터 행정사 업무다
대법원은 권리금계약이 공인중개사의 중개대상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권리금 컨설팅을 하고 권리금계약서를 작성한 공인중개사의 행위가 행정사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2024.4.12. 선고2024도1766 판결)
권리금계약에 대해서는 그동안 관련 당국(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의 유권해석과 하급법원 판례를 통해 행정사의 업무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해당 대법원의 판결은 권리금계약 작성은 행정사의 업무라는 기존에 사실을 확인하여 천명한 것이다.
2. 공인중개사단체의 입법시도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산하 부동산정책연구원에서는, 위 사건이 한창 중이던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권리금계약 업무를 가져가기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모대학 교수와 석사급 연구원이 주로 연구를 수행하여 2023년 하반기에 이미 입법에 필요한 법리를 개발했다. 위 대법원판결 이후에는 기다렸던 것처럼 곧바로 해당 판례와 행정사법을 반박하는 연구를 발표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이 대표 발의한, 상가권리금을 공인중개사의 중개대상물에 포함시키고자 하는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은 위 연구결과를 근거로 한다.
3. 민홍철(안)의 핵심 취지
이번 공인중개사법 개정안 취지에서 가장 먼저 제시되는 주장은 일본 공인중개사(택지건물거래사)는 권리금 중개에 대한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한국과 유사한 법제도를 가진 일본에서는 공인중개사들이 법률에 따라 적법하게 권리금 중개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는 대표 발의한 민홍철 의원이 입장을 밝힌 기사에도 확인할 수 있는데, 일본의 공인중개사 사례를 주된 논리로 제시하고 있다. 이 역시도 앞서 부동산정책연구원의 연구논문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는 내용이다.
그런데, 일본에는 우리나라와 같은 권리금 제도가 존재하지 않는다.
4. 공인중개사단체의 국회의원 기만戰
상가임대차법에서는 권리금이란 “임대차 목적물인 상가건물에서 영업을 하는 자 또는 영업을 하려는 자가 영업시설·비품, 거래처, 신용, 영업상의 노하우, 상가건물의 위치에 따른 영업상의 이점 등 유형·무형의 재산적 가치의 양도 또는 이용대가로서 임대인, 임차인에게 보증금과 차임 이외에 지급하는 금전 등의 대가”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러 판례에서 해석되어 온 권리금의 개념은 2015년 이와 같은 내용으로 성문화 되었다.
핵심만 요약하자면, 권리금은 (i) 차임(월세)가 아니라는 것 (ii) 건물주에게 지급하는 대가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권리금은 임차인의 재산권이다. 당해 상가의 단골 형성에 대한 대가, 잔여 시설 가치 등을 개념을 포함한다.
일본에서는 한국과 같은 권리금 문화가 없다. 다만, 권리금이라는 동일한 용어를 사용하는 차임(임료)만 있을 뿐이다.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에 판시에 의하면, 일본에서 권리금이라는 말은 임차인이 건물주에게 지급하는 차임의 일부로 해석한다. (最高裁判所 平成 23年 7月 12日, 平22(受)676号 참고)
일본에서 말하는 권리금은 임대인(건물주)의 부동산이 지니고 있는 장소적 이익으로 간주하고, 임차인이 월세 이외에 추가적으로 임대인에게 지급하는 프리미엄으로 확립되어 있다. 즉, 일본의 권리금은 임대인(건물주)의 재산권으로 본다.
공인중개사단체는 의안 발의를 요청·부탁한 국회의원에게 이러한 차이를 분명하게 밝혔을지 의문이다. 단지 권리금이라는 동일한 용어를 사용한다는 이유로 한국과 전혀 다른 일본의 거래 문화를 한국에 들여올 수는 없다.
5. 임차인의 권리를 부정하는 공인중개사단체
공인중개사단체는 한국의 권리금과 일본의 권리금 차이를 분명하게 구별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제도를 한국에 도입시키기 위해 악수(惡手)를 두고 있다.
공인중개사측의 연구논문에서는 한국의 권리금도 임대료(상가월세)라고 자의적 해석을 하면서, 이는 부동산에 부수하는 대가이므로 공인중개사가 권리금 중개와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인중개사의 밥그릇을 키우기 위해 일본의 입법례를 들여오려는 무리한 논리를 제시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명백히 임차인(상가세입자)들의 고유 재산으로 확립된 권리금을, 뜬금없이 임대인의 권리에 속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6. 공인중개사의 권리금계약 중개 독점 시도는 上山求魚
공인중개사는 부동산중개업법을 모태로 하고, 동법의 제1조에서는 부동산 중개업를 목적으로 함을 명백하게 밝히고 있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권리금은 임차인들의 재산권이다. 권리금계약은 기존 임차인과 새 임차인 사이의 계약으로, 건물주와 임차인 사이의 임대차계약과 구별된다.
권리금계약은 동산(잔여 시설 등)의 거래이고, 무형(영업노하우, 단골)에 대한 상인 간 영업양수도 거래다. 기업 인수합병(M&A)을 부동산중개업자에게 독점시키는 국가는 단 한 곳도 없다.
7. 결어
공인중개사의 상가권리금 중개 및 권리금계약서 작성에 대한 민홍철 의원의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은, 법개정의 기초가 되는 중요한 사실이 왜곡되어 있다.
공인중개사단체에서 한국과 일본의 권리금 문화를 구별하지 않고, 국회 의원에게 법안 발의를 요청·부탁하였다면, 국회를 기만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 과정에서 공인중개사단체는 임차인의 고유 재산인 권리금을, 임대인의 권리에 속한다고 주장한다. 국민을 위한 법개정인가?
위와 같은 이유로, 이번 공인중개사단체의 권리금에 관한 입법 시도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김민수 행정사(시험 제4회)
대한행정사회 이사 겸 법제위원회 위원
서울시립대학교 일반대학원 법학과 박사과정
한국토지공법학회 정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