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료 행정상담 시대 연다
행정서비스 접근성 확대 위해 조례 제정… 도민 누구나 ‘행정 동반자’와 연결
전북특별자치도가 행정적 도움이 필요한 도민들을 위해 ‘마을행정사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도민 누구나 무료로 행정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된 이 제도는 복잡하고 전문적인 행정 절차 앞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외계층, 고령층, 영세사업자에게 특히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북특별자치도의회는 최근 ‘전북특별자치도 마을행정사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번 조례안은 도내 행정사들이 지역공헌 차원에서 재능기부 형태로 참여하도록 하고, 도민들에게는 무료로 행정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이는 ‘국민 누구나 편리하고 공정하게 행정서비스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헌법적 권리를 지역 차원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제도적 시도로, 전북의 현실에 맞춘 맞춤형 행정서비스 정책이다.
◆ 왜 ‘마을행정사’인가?
‘일상 속 공공행정의 도우미’, 복잡한 민원과 서류작업 해결사
행정사는 「행정사법」에 따라 자격을 갖추고 등록한 행정업무 전문인력으로, 일반 민원인은 어려워할 수밖에 없는 각종 인허가, 진정·청원, 사실관계 증명 관련 서류 등을 대신 작성하거나 자문하는 업무를 한다.
특히 고령자, 외국인, 장애인, 농어촌 거주자 등 사회적 약자들이 복잡한 행정절차에서 소외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은 작은 민원 하나 해결하는 데도 높은 심리적·물리적 장벽이 있다. 마을행정사 제도는 이러한 장벽을 낮추고 “누구나, 가까이에서, 무료로”행정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설계된 제도다.
전북도의 조례안은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공공성과 접근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실질적 제도 장치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 조례안의 주요 내용 살펴보기
전북도에서 입법예고한 「전북특별자치도 마을행정사 운영에 관한 조례안」은 총 10개 조항과 부칙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음과 같은 주요 내용을 담고 있다.
1. 운영 목적 및 개요
조례안 제1조는 마을행정사 제도의 도입 목적을 명확히 한다.
“도민에게 무료 행정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도내 행정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마을행정사의 위촉 및 운영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
즉, 단순히 상담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제도적 기반 아래 지속가능하고 체계적인 운영을 도모하는 것이 핵심이다.
2. 역할과 범위
제3조는 마을행정사의 구체적인 역할을 세 가지로 나눈다.
① 도민을 대상으로 한 행정상담
② 서류 작성 지원(단, 1건 한정)
③ 도 소속기관의 요청이 있을 경우 행정업무 설명 및 자료 제공
이는 단순한 자문 수준을 넘어 도민의 실질적 행정행위 수행을 보조할 수 있도록 폭넓은 활동을 허용하고 있다.
3. 위촉 기준과 해촉 사유
마을행정사는 시군별 5명 이내로 도지사가 위촉하며, 필요시 대한행정사회 전북지부의 추천을 받을 수 있다. 임기는 2년이며 연임 가능하다.
또한, 제5조에서는 비위, 성실성 부족, 정치적 악용 등의 사유가 있을 경우 도지사가 임기 중이라도 해촉할 수 있도록 규정해 제도 운용의 신뢰성을 확보했다.
4. 상담 대상과 방법
상담 대상은 전북도에 주소를 둔 도민뿐만 아니라 도에 사업장을 둔 개인사업자, 소상공인 등까지 포함된다. 상담 방식도 유연하게 설계되어 있어
① 전화, 이메일, 팩스, 화상회의 등 비대면 상담
② 마을행정사 사무소 방문 또는 현장 방문을 통한 대면 상담 모두 가능하며, 필요한 경우 읍면동 주민센터나 신청자 사업장 방문 상담도 가능하다.
전북특별자치도 마을행정사 운영에 관한 조례안
◆ 도민 삶의 질 향상에 미치는 기대 효과
이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법적 지식이나 민원 해결 능력이 부족한 도민들도 편리하게 행정기관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생긴다. 특히 농촌지역 고령자, 장애인, 귀촌인, 다문화가정행정소외계층에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농지취득자격증명서 발급, 영농 후계자 신청, 각종 지원금 관련 민원, 인허가 절차 등에서 사소하지만 중요한 서류 작성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게 되며, 생계와 직결된 행정적 문제를 제때 해결하지 못해 발생하던 불이익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마을행정사들이 지역행정에 일정한 감시·조언 기능을 하게 됨으로써, 지역행정의 투명성과 책임성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현재 마을행정사 제도는 전국적으로 일부 광역지자체에서만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제도다. 이번 조례가 통과되면 전북특별자치도는 지역 중심의 공공행정 혁신에서 한 발 앞서나가는 선도 지역이 될 수 있다.
향후에는 다른 지자체로의 제도 전파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보이며, 지방자치와 사회적 공공성 강화를 위한 새로운 행정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도민 의견 수렴
현재 전북도의회는 이번 조례안에 대한 도민 의견을 7월 14일까지 서면, 우편, 전자우편 등을 통해 접수했다.
전북특별자치도의회사무처는 “조례안은 도민 생활과 직결되는 사항이기 때문에, 찬성·반대 의견이나 개선 요청 사항이 있는 경우 누구든지 자유롭게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며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 전북형 행정복지실험, ‘사람 중심 자치’로 나가는 신호탄 되길
전북특별자치도는 현재 광역단체 중에서도 지역성과 생활밀착 행정에 주력하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주민자치회, 마을공동체 지원조례, 주민참여예산제 등 다양한 제도들을 통해 풀뿌리 민주주의와 행정 혁신을 동시에 모색해 왔다.
이번 마을행정사 제도 도입 역시 그러한 흐름의 연장선에 있으며, 전문성을 갖춘 민간 자원을 공공 행정에 결합하는 ‘사회통합형 행정모델’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제도가 성공적으로 안착된다면, 이는 단순한 상담 창구 운영에 그치지 않고, 도민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핵심 복지정책 중 하나로 자리잡을 수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도민의 신뢰를 얻고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것, 이를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제도화되는 것이다. 도의회와 집행부, 지역 행정사계, 주민 모두가 참여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전북형 마을행정사는 새로운 주민복지·참여행정 모델로 발전할 가능성을 품고 있다.
‘마을행정사 제도’는 행정 절차에 소외된 도민을 위한 실질적인 공공지원책으로, 행정서비스의 평등한 접근권을 보장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북특별자치도가 이번 조례 제정을 통해 행정의 현장성과 공공성을 높이고, 도민 중심의 행정 복지를 실현하는 데 얼마나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