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 사람들은 토지 인허가는 어렵고 복잡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고,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길로 바꾸려는 한 사람이 있다. 16년간의 인허가 관련 공직 경험을 바탕으로 누구보다 행정 현장을 잘 아는 이종민 행정사의 이야기다.
그는 올해 행정사가 되었지만, 토지 인허가 관련 업무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 경험이 풍부하다. 하지만, 행정사 업무를 시작하면서 이종민 행정사가 느낀 것이 있다. 행정사끼리 서로 협업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현재 행정사들의 네트워크로 협업만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행정사는 그 어떤 자격증보다 훨씬 좋다는 것이다.
두 차례에 걸쳐 그의 이야기를 연재한다.
“이 일을 나만 알기엔 아깝다고 느꼈습니다”
경기도 남양주. 수도권 동북부에 위치한 이 도시는 지난 30년간 급격한 인구 증가와 함께 도시개발의 핵심지로 부상했다. 그 한복판에는 수많은 도로가 개설되고 택지가 조성됐다. 그와 함께 주민들의 일상을 풍요롭게 할 문화공간도 만들어졌다. 그 과정에 인허가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 모든 ‘허가’의 실무를 직접 담당해 온 인물이 바로 이종민 행정사다.
1997년부터 2013년까지 16년 동안 남양주시청 도시개발과, 문화관광과, 체육청소년과 등 다양한 부서를 거치며 그는 실전의 전문가로 성장했다. 다른 공직까지 합하면 20여 년이다.
지금은 주식회사 퍼트리의 대표이자 퍼트리 행정사사무소를 운영하며, 과거 공직에서 익힌 인허가 업무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민간 개발 사업을 돕고 있다. 하지만 그가 행정사의 길을 선택한 건 단순한 전직이나 안정적 생계 때문이 아니었다.
“공무원 때도 수많은 인허가를 처리해봤습니다. 하지만 민간에서, 또한 행정사들도 이를 얼마나 어렵게 생각하는지 보고 놀랐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렇게까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는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종민 행정사가 말하는 ‘쉬움’이 곧 단순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복잡한 규정과 법령을 수없이 넘나든 경험, 다양한 부서와 부딪치며 쌓아온 실무의 체득이 있었기에 가능한 말이다.
“저는 도로 점용, 체육시설 조성, 문화재 허가, 지하수·정수장·광역상수도, 골프장·스키장까지 담당했습니다. 이런 업무를 하며 수많은 법률을 실무로 다뤄야 했고, 그래서 토지 인허가라는 것이 전체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는 단호하게 말한다. 택지개발이든 도시계획이든, 본질은 같다고 설명한다. 법의 체계를 알고, 절차를 알고, 사람을 아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도 덧붙였다.
‘법이 안 된다는 걸 증명하기 전까진, 된다’는 자세로
실제로 그가 공무원으로 있을 당시 처리했던 한 대규모 택지개발 사업은 보통 5년이 걸린다. 그동안 보상부터 공사, 준공, 기반시설 인수인계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며 민원 해소를 위한 TF팀까지 만들었다. 국토부, LH, 교통, 소방, 도시가스 등 여러 기관과 협업하며 프로젝트를 마무리 지었다. 그 결과 정약용 도서관, 수영장, 통합관제센터 등 남양주의 생활 인프라로 남아 있다.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 사람들은 ‘법적으로 안 된다’는 말을 참 쉽게 합니다. 하지만 저는 늘 반대로 생각해요. 정말 안 된다는 법이 있는지, 끝까지 들여다보기 전까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자세는 그가 행정사로 전직한 이후에도 변하지 않았다. 그린벨트로 묶인 임야를 공공주택특별법을 통해 개발하는 방법, LH와 협업해 일부를 무상 귀속하고 일부를 시행사 몫으로 남기는 구조 설계, 공원 부지를 활용한 실내 체육시설 개발 등. 법과 법 사이의 틈, 그 좁은 가능성을 찾아 현실로 옮기는 것은 오랜 경험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는 말한다.
“개발 제한 구역이더라도 주택법이 아닌 ‘공공주택특별법’을 활용하면, 임대주택을 지을 수 있습니다. 법이 막는 게 아니라, 우리가 법을 모르는 겁니다.”
그는 이런 통찰을 뒷받침하기 위해 수많은 박사 논문과 사례를 참고했다. 대중교통 중심의 국가 정책 흐름, 도시 축 연결 원리, 기반시설 우선 개발 전략 등도 그의 업무 판단에 큰 영향을 미쳤다.
“국가가 도시를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읽어야 해요. 교통이 먼저 깔리고, 그다음이 주거입니다. 그 순서를 알아야 사업도 제대로 설계할 수 있죠.”

행정사는 실무를 가장 잘 아는 ‘제도 통역자’다
“사람들 대부분은 건축사무소나 측량사무소가 인허가를 더 잘 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실제 실무를 가장 많이 경험한 건 공무원들이죠. 그리고 행정사는 그 공무원의 경험을 고스란히 가져와 민간에 전달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이종민 행정사는 단순히 서류를 대행하는 사람으로서의 행정사를 넘어, ‘제도를 통역하고 연결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정의한다. 그는 한 건의 인허가만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 전체의 흐름을 읽고, 필요한 전문 분야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해내는 통합 조정자의 역할을 자처한다.
“기술사는 기술을, 환경은 환경 전문가가, 교통은 교통 전문가가 맡으면 됩니다. 저희는 그 전체를 조율하고, 인허가라는 큰 그림에서 각 조각이 어디로 들어가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입니다.”
실제로 그는 현재 건축 시공 기술사 자격을 따기 위해 준비 중이며, 기존에 취득한 건축도장기능사, 콘크리트기사, 일반행정사 자격을 바탕으로 건축과 행정 양쪽에서 폭넓은 이해를 갖춘 전문가로 성장하고 있다.
“기술사 공부를 하면서 보니, 제가 몰랐던 영역이 얼마나 많았는지 새삼 느꼈습니다. 자기 분야의 깊이를 넓히는 일, 그게 결국은 행정사로서의 전문성을 만드는 거더라고요.”
"내가 하는 일로 누군가의 삶이 바뀔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그는 공직에서 쌓은 20년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은 민간 투자사업, 택지개발, 도시계획, 주택 개발까지 다양한 인허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강조하는 것은 ‘사람’이다.
“행정사는 결국 사람의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에요. 누군가 서류 하나를 해결하지 못해서 몇 년을 허비할 수 있거든요. 저는 그 한 장의 서류를 그 사람의 인생으로 생각합니다.”
남양주에서 이종민 행정사를 아는 사람들은 그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라 말한다. 정직하고 성실하다는 말이 더 이상 식상하게 들리지 않는 이유는 그가 걸어온 길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행정사를 통해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그 삶은 단순한 전직의 결과가 아니라, 오랜 시간 쌓아온 경험과 신념, 사람에 대한 애정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공직’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그는 오늘도 누군가의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기 위해 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