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행정사회신문=박현식 ]

강원도 고성의 푸른 삼포해수욕장을 찾은 '이주민연대 샬롬의집' 식구들. 후원의 마음이 담긴 디지탈 군복 무늬 티셔츠를 나란히 입고, 함께 하는 소중한 순간을 기념사진으로 남기는 모습 (사진=이주민연대 샬롬의집 제공)
언어와 문화가 낯선 이국 땅에서 행정적 어려움에 부딪힌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전문가의 도움은 절실하지만, 심리적 거리감 때문에 선뜻 손을 내밀기란 쉽지 않다고 한다.
이러한 보이지 않는 ‘마음의 벽’을 허물고 이들의 인권과 권익을 실질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경기북부지방행정사회(회장 조권기)가 펼치는 ‘찾아가는 행정서비스’가 주목 받고 있다.
이들의 활동 철학이 가장 빛을 발한 현장은 지난 8월 1일, 동해안 고성의 삼포해수욕장에서 열린 여름캠프였다. 경기북부지방행정사회 소속 행정사들은 이주민연대 ‘샬롬의집’과 함께 방글라데시, 베트남, 필리핀, 네팔 등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 및 그 가족 54명과 어울려 하루를 보냈다.
이는 샬롬의집이 매년 주최하는 ‘여름철 건강관리 및 수상안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딱딱한 상담 창구를 벗어나 서로를 이해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이주민연대 샬롬의집' 이주민 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힐링 여행을 겸한 여름캠프 (사진=이주민연대 샬롬의집 제공)
경기북부지방행정사회와 샬롬의집의 인연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업무협약(MOU) 체결 이후, 행정사회는 매주 일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샬롬의집에서 열리는 한국어 수업 프로그램에 참가하여, 각종 행정 상담 서비스를 꾸준히 제공해왔다. 체류 자격 문제, 각종 계약서 검토, 임금 체불 등 복잡하고 민감한 사안에 대해 무료로 상담을 해주며, 외국인 노동자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하지만 행정사들의 활동은 단순한 행정 편익 제공에 그치지는 않는다. 일방적인 서비스 제공 또는 단순 홍보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관계 맺기를 통해 신뢰를 쌓는 것이 문제 해결의 핵심임을 잘 알고 실천하고 있었다. 즉, 낯선 외국 땅에서 자신의 가장 어려운 문제를 털어놓기까지 느끼는 불안과 불신의 장벽을 허무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 되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여름캠프는 바로 이 철학을 실천하는 장이라고 할 수 있다. 행정사와 민원인이라는 공식적인 관계를 넘어,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함께 땀 흘리고, 음식을 서로 나누며 스스럼없이 어울렸다. 이러한 유대감은 그 어떤 행정 서류보다 강력한 신뢰의 자산이 되고 있다.
강원도 고성의 삼포해수욕장에서 물놀이 안전을 위해 준비운동을 음악에 맞추어 국민체조를 하는 모습, 여름캠프에 동참한 경기북부지방행정사회 사무총장의 체조동작에 맞추어 외국인 노동자들이 즐거운 표정으로 웃으며 함께 하는 모습 (사진=이주민연대 샬롬의집 제공)
캠프에 참가한 한 외국인 노동자는 "늘 어렵게만 느껴졌던 분들과 함께 웃고 이야기하다 보니, 이제는 어떤 문제든 편하게 물어볼 수 있겠다는 용기가 생겼다"며 밝게 웃었다.
조권기 경기북부지방행정사회 회장은 "수백 장의 홍보 전단을 나눠주는 것보다, 단 한 번이라도 함께 식사하며 눈을 맞추는 것이 더 큰 신뢰를 줍니다." 라며, "이러한 멤버십과 신뢰가 쌓일 때, 우리의 ‘찾아가는 행정서비스’는 비로소 성공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습니다." 라고 활동의 본질을 강조했다.
시원한 동해바다에서 물놀이 보트를 함께 타기도 하며 서로가 하나 되어 어울리면서 즐거운 하루를 보내는 모습 (사진=이주민연대 샬롬의집 제공)
경기북부지방행정사회의 '찾아가는 행정서비스'는 행정의 본질이 서류 속 해결이 아닌, ‘사람의 마음을 얻는 과정’에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처럼 사람 냄새나는 현장 중심의 활동이야말로 이주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우리 사회의 통합에 기여하는 가장 효과적인 길임을 증명하고 있다.
‘경기도 외국인주민 정착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 된 샬롬의집 여름캠프의 끝맺음을 아쉬워 하면서, 내년 여름캠프를 기약하는 모습 (사진=이주민연대 샬롬의집 제공)
앞으로도 경기북부지방행정사회와 지역사회 외국인 노동자들과의 꾸준한 소통 노력이 계속되어, 진정한 행정 서비스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만들어나가는 데 큰 힘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