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대한행정사회가 제작한 웹드라마 ‘행정과 감정 사이’가 공개됐다.
러닝타임 8분 17초. 첫 회 제목은 ‘일본 아내 결혼 비자’이다.
권리금 계약부터 F-6 결혼 비자까지 해결해 주는 행정사의 이야기를 담았다.
일본인 여성과 결혼하려는 한 남성의 사연 속에서, 행정사가 국민의 일상과 얼마나 가까운 곳에서 일하는 생활밀접형 전문자격사인지를 잘 보여준다.
이 드라마에 나오는 권리금 계약서, F-6 결혼이민비자, 번역확인증명서, 아포스티유 등의 용어는 행정사인 나에게는 무척 친숙한 용어들이다.
일상속에서 늘 마주하는 서류들이지만, 드라마 속에서 보니 내 일의 한 장면을 보는 듯했다.
출처: KOBIS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길을 걷다 보면 행정사 간판을 보고도 무슨 일을 하는지 몰랐는데 이제야 알 것 같네요”
“권리금 계약서나 결혼 비자는 공인중개사나 변호사가 하는 일인 줄 알았는데, 행정사가 하는 줄 처음 알았습니다.”
“행정사의 칼같은 전문성과 따뜻한 조언이 교차하는 포인트가 압권이었음”
“행정사를 소재로 한 드라마 너무 좋다. 재미 있었다. 앞으로도 기대된다.”
그런데 나는 제목을 처음 보고 ‘행정과 감정 사이’를 왜 ‘행정과 열정 사이’로 읽었을까.
아마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가 떠올랐기 때문일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 착각이 꼭 틀린 말만은 아닌 것 같다.
행정사의 일은 본질적으로 ‘행정과 감정 사이’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법과 규정이라는 차가운 언어를 다루면서도, 의뢰인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뜨거운 몰입과 온기가 필요하다.
행정사는 냉정속에서도 온기를 지켜야 하고, 감정속에서도 균형을 잃지 않아야 한다.
열정을 품되 냉정을 잃지 않는 일, 냉정을 지키되 열정을 놓지 않는 일—그 두 사이를 오가는 것이 행정사의 하루다.
행정사는 의사처럼 생사를 다루지 않는다.
판사 검사처럼 유·무죄를 다투지도 않는다.
그러나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고, 가족을 만나고, 억울함을 풀고,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수많은 순간에 함께한다.
늘 곁에 있어 잘 느끼지 못하지만, 없으면 숨 쉴 수 없는 존재—마치 공기와 같다.
공기는 스스로 향을 드러내지 않는다. 행정사도 그렇다.
하지만 누군가 길을 잃고 서 있을 때, 옆에서 조용히 방향을 짚어주는 손길이 있다면,
그 손길이 바로 행정사다.
행정과 감정 사이, 그리고 냉정과 열정 사이
문제와 해결 사이, 행정과 의뢰인 사이에서 든든한 다리가 되어 주는 사람,
그가 바로 행정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