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문
강민제 행정사
現행정사법인 무등 대표
前대한행정사회 노동특별위원회 위원장
근로복지공단이 행정사를 산재보상 대리인으로 인정하지 않아 논란이 커지고 있다. 행정사는 행정기관에 제출하는 서류의 작성과 제출 대행·대리가 법적으로 허용된 국가전문자격사임에도, 근로복지공단은 내부 규정을 이유로 변호사와 노무사만 대리인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는 행정사의 직업 자유와 권리, 그리고 재해근로자가 전문가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제한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 문제의 본질은 행정기관의 소극적이고 경직된 내부 규정 운용에 있다. 법률(행정사법 제2조,공인노무사법 제27조 단서조항)과 헌법재판소 결정(헌마187,헌마446), 법제처 유권해석(15-0443), 다수의 판례(2024고정678,2022나92278) 등에서 이미 행정사의 산재업무 수행이 가능함을 명확히 했음에도, 근로복지공단은 내부처리규정을 근거로 행정사의 대리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는 법률유보 원칙과 평등의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크다. 내부규정은 대외적 법적 효력이 없는 자체 규범에 불과하며, 법률에 근거한 자격사의 권한을 제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단은 기존 관행과 내부 규정에만 의존해 변화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산업재해의 중요성이 커지고, 중대재해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재해근로자가 다양한 전문가의 조력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 행정사는 행정업무 전반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국가자격사로, 산재업무 역시 그 역할 범위에 포함된다. 특히 노동부, 근로복지공단 등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행정사들이 산재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음에도, 이들의 전문성을 제도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산업재해 근로자 지원 체계의 다양성과 효율성을 저해한다.
따라서 근로복지공단은 내부 규정 개정을 통해 행정사를 산재보상 대리인으로 명확히 인정해야 한다. 이는 행정사 자격사의 권익 보호를 넘어, 재해근로자에게 더 폭넓은 선택권과 전문적 지원을 제공하는 길이다. 법률과 판례, 유권해석 등 이미 충분한 근거가 마련된 만큼, 공단은 소극행정에서 벗어나 시대 변화에 맞는 적극적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
궁극적으로 행정사의 대리권 인정 문제는 특정 직역의 이익이 아니라, 국민의 권익과 선택권 확대라는 공공의 이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근로복지공단이 자정노력을 통해 위법·부당한 관행을 개선하고, 재해근로자 지원 체계의 실질적 진전을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