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행정사회신문=박현식 ]
지난 2025년 12월 2일, 경기북부지방행정사회(회장 조권기)와 ㈜애드일렉코(대표 김영옥)가 상생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한 모습. 이 협약은 행정사와 기술 기업이 각자의 전문성을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출발점이 되었다. (사진제공=경기북부지방행정사회)
4차 산업혁명 시대,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도 복잡한 ‘행정의 벽’에 가로 막혀 공공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이 적지 않다. 특히 조달청 나라장터 입성을 위한 다수공급자계약(MAS) 등은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영역이다. 이에 이번 기획특집에서는 경기북부지방행정사회(회장 조권기)와 한 디지탈 무선 마이크 기업과의 협업 사례를 통해, 전문 자격사인 행정사가 어떻게 기업의 성장을 돕고 새로운 상생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지를 연속해서 집중 조명하고자 한다.
Ⅰ. 중소기업의 공공 시장 진입, ‘행정’이 성패를 가른다
과거에는 제품의 품질만 좋으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으나, 오늘날 공공 조달 시장은 다르다. 기술력은 기본이며, 그 기술을 공공 기관이 수용할 수 있는 ‘행정적 규격’으로 변환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경기북부지방행정사회는 이러한 지점에 주목했다. 기업은 핵심 역량인 기술 개발에만 전념하고, 조달청 입찰 및 계약에 수반되는 방대한 행정 사무는 전문 자격사인 행정사가 전담하는 분업 구조를 제안한 것이다. 이는 중소기업의 비효율적인 인력 소모를 방지하고, 공공 조달 행정의 정확성을 높이는 실질적인 대안(代案)으로 평가 받고 있다.
Ⅱ. 실무 현장에서 확인된 ‘조달 행정’의 엄격함
이번 상생 모델의 파트너로 선정된 기업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30년 이상의 업력(業歷)을 가진 베테랑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강화된 조달청 심사 기준 앞에서는 적잖은 난항을 겪어야 했다.

㈜애드일렉코가 보유한 각종 기술 인증과 기업부설연구소 현황. 오랜 업력을 가진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강화된 조달청 심사 기준을 통과하기 위해 행정사회와 함께 전략적 대응이 필수적으로 수반되었다.(사진제공=(주)애드일렉코)
실제 조달 등록 과정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과거의 등록 경험은 이제 참고 자료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절차가 엄격해졌다”고 입을 모은다. 직접생산확인부터 규격서 작성, 각종 기술 인증 재검토에 이르기까지 모든 프로세스를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세팅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행정사가 수행하게 되는 정밀한 서류 검토와 규격 해석은 앞으로 기업이 겪게 되는 시행착오를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Ⅲ. 기술과 행정의 언어를 잇는 ‘가교’ 역할
행정사의 역할은 단순한 서류 대행에 그치지 않는다. 기업이 가진 특화된 기술을 ‘조달의 언어’로 번역하는 것이 핵심이다. 중소기업이 보유한 미국 특허 기술(DSSS 방식 등)을 조달청의 기술 규격 심사 기준에 맞춰 정교하게 기술하고, 해당 기술이 공공 안전과 교육 현장에 왜 필요한지를 행정적으로 입증하는 과정이 수반된다. 이는 기술 전문가와 행정 전문가가 머리를 맞대었을 때 비로소 완성될 수 있는 영역이다.
Ⅳ. 공공 서비스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는 상생의 선순환 
복잡한 유선 공사 없이도 재난 상황에서 확실한 정보 전달이 가능한 이 시스템은 지자체와 학교 등 공공기관의 안전 인프라를 한 단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제공=(주)애드일렉코)
상생 모델의 혜택은 기업과 행정사에만 머물지 않는다. 고품질의 국산 제품이 행정적 완성도를 갖추어 나라장터에 안착하게 되면, 이를 도입하는 관공서, 학교, 지자체 등 공공 기관은 안정적인 시스템을 공급 받게 된다.
예를 들어, 재난 예보/경보 시스템이나 교육용 무선 시스템의 경우, 행정사의 조력을 통해 검증된 국산 직접생산 제품이 보급됨으로써, 예산 낭비를 막고, 공공 서비스의 신뢰도를 높이는 결과를 낳는다. 결국 ‘행정의 공신력’이 ‘제품의 신뢰도’로 이어져 국가 전체의 공공 인프라 수준을 끌어올리는 셈이다.
Ⅴ. 사회적 가치 실현: 나눔으로 완성되는 파트너십
이번 협업 모델의 진정성은 국경을 넘는 나눔에서 완성되었다. 양측은 비즈니스 성과를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 2026년 방글라데시 국제협력봉사 캠프와 이주민 지원 단체인 ‘이주민연대 샬롬의 집’에 디지털 무선 마이크 시스템을 후원하기도 했다.


경기북부지방행정사회와 ㈜애드일렉코는 비즈니스 성과를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 2026년 방글라데시 국제협력봉사단에 디지털 무선 시스템을 기증했다. 행정사와 기업의 협력이 국경을 넘는 나눔으로 이어진 모습. (사진제공=이주민연대 샬롬의집)
이는 행정사회가 추구하는 공익적 가치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맞닿은 지점이다. 전문 자격사 단체가 기업의 성장을 돕고, 성장을 이룬 기업이 다시 국제협력 현장과 국내 소외계층을 돕는 이른바 ‘상생의 선순환’ 구조를 실천한 것이다. 기술의 혜택이 가장 필요한 곳에 닿을 수 있도록 행정적·물질적 지원을 아끼지 않은 사례로 남게 되었다.
Ⅵ. 맺음말: 행정사 업역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
경기북부지방행정사회 조권기 회장은 “이번 사례는 행정사의 전문성이 기업의 경영 효율성을 얼마나 높여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우리 중소기업들이 복잡한 행정 절차 때문에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든든한 파트너가 되겠다”고 밝혔다.
행정사의 공신력과 중소기업의 혁신 기술이 결합된 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갈수록 복잡해지는 공공 행정 시대에 전문(專門) 자격사(資格士)인 행정사(行政士)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