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군청 사례로 본 공무원의 편의주의, 환경 전문 공사업체의 ‘대행’은 명백한 법 위반
- “서류 완벽히 해오세요” 상투적 답변 뒤에 숨은 행정사 권익 침해, 이제는 바로 잡아야
대한민국 행정사법 제2조는 행정사가 행정기관에 제출하는 서류의 작성 및 제출 대행을 수행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지자체 인허가 현장의 문턱은 여전히 높다.
특히 전문성이 요구되는 환경, 토목, 건축 분야에서 공무원들은 법률 전문가인 행정사보다 '업체'를 선호하는 위법적 관행에 젖어 있다.
최근 ○○군청에서 발생한 '대기배출시설 변경허가' 신고 과정에서의 실태를 통해 행정사의 업권 현실을 짚어본다.
최근 ○○군청 환경 관련 부서에 대기 배출시설 변경허가 신고를 위해 전화를 건 A 행정사는 담당 주무관으로부터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
A 행정사가 본인의 자격과 업무 수임 사실을 밝히자 담당 주무관의 첫마디는 “당황스럽다”는 것이었다.
주무관의 당황함은 행정사가 전문성이 없어서가 아니라, 지금까지 그래왔던 ‘편의적 관행’이 깨진 데서 오는 낯설음이었다.
그는 이어 “통상 대기 배출시설 변경허가 신청은 환경 전문공사업을 하는 사람을 통해서 하는데 행정사가 한다고 하니 아마 못할 것 같다”며 대놓고 행정사의 업무 능력을 비하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이는 공직사회가 인허가 업무를 법률적 권한의 문제가 아닌, 시설 공사와 결합된 부속 절차 정도로 치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행정기관에 제출하는 허가 신청서 작성과 대행은 법령상 행정사의 고유 권한임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공사업체가 이를 일괄 처리하는 위법 행위가 당연시되고 있는 것이다.
A 행정사는 즉각 반격했다.
“환경 전문공사업자가 인허가 서류를 작성하고 신청을 대행하는 것이 오히려 행정사법 위반인 것을 모르느냐”고 날카롭게 질문했다.
실제로 행정사 자격이 없는 공사업체가 대가를 받고 인허가 서류를 작성·대행하는 행위는 행정사법 제36조에 의거하여 형사 처벌 대상이 되는 중대 범죄다.
당황한 주무관은 대답을 얼버무리며 화제를 돌렸다.
하지만 기득권화된 관행을 쉽게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그는 “그럼 서류를 완벽하게 준비해 오라”면서도 “그런데 할 수 있겠느냐, 못할 것 같은데”라며 끝까지 고압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이 공무원의 업무 편의주의에 있다고 지적한다.
환경 전문공사업체는 시설 설계부터 시공, 인허가까지 '패키지'로 처리해주기 때문에 공무원 입장에서는 검토가 수월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법치 행정의 원칙을 무너뜨리는 행위다.
공사업체는 시설의 안전과 성능에 집중해야 하며, 행정기관과의 법률적 가교 역할은 행정사가 수행하는 것이 법적 정의에 부합한다.
주무관은 마치 수험생을 대하는 면접관처럼 전문적인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방지시설의 현황도 작성’ 등 실무적인 기술 서류에 대해 물으며 행정사의 역량을 ‘테스트’ 하려 한 것이다.
A 행정사는 불쾌감을 억누르며 상세히 설명했다.
논리 정연하고 전문적인 답변이 이어지자 주무관의 태도는 미묘하게 변했다.
“다행히 알고는 계시네요. 준비 잘하시고 사전 미팅 한번 오세요.”
무뚝뚝하고 상투적인 끝맺음이었지만, 이는 사실상 행정사의 업무 전문성을 인정한 항복 선언과 다름없었다.
A 행정사는 통화를 마친 후 “마치 행정사라는 직역의 명예를 걸고 대변인이 되어 싸운 기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번 사례는 단순히 한 주무관의 불친절 문제가 아니다.
환경, 토지, 위생 등 전문 영역에서 행정사의 입지가 여전히 좁고, 공무원들이 법 규정보다 관행을 우선시하는 풍토가 만연해 있음을 보여준다.
행정사는 단순한 서류 대필자가 아니다.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고 행정 제도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는 법정 자격사다.
환경 인허가 업무 역시 기술적 서류가 포함되긴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행정청의 처분을 구하는 ‘행정 절차’다.
경북도청을 비롯한 전국 지자체는 이제 법령을 준수해야 한다.
무자격 공사업체의 인허가 대행을 묵인하는 것은 직무유기이며, 전문 행정사의 정당한 대행 행위를 배척하는 것은 직권남용의 소지가 있다.
A 행정사는 말한다. “우리 행정사들이 현장에서 겪는 당혹감은 결국 우리가 실력으로 깨부수어야 할 벽입니다.
배구 코트에서 스파이크를 때리듯, 위법한 관행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할 것입니다.”
인생의 밑바닥에서 기적을 일궈낸 A 행정사의 이번 ‘군청 통화’는, 대한민국 5만 행정사들이 현장에서 마주하는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기 위한 소중한 한 걸음으로 기록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