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시행된 의료법 일부개정(2026.4.7.)은 단순한 규정 정비를 넘어, 의료환경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한 입법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개정과 함께 같은 법령 체계 내에 반영된 2026년 하반기 시행 예정 조항까지 함께 고려할 경우, 의료의 중심이 점차 진료행위 자체에서 의료정보, 진료기록, 그리고 그 전달·관리 구조로 이동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변화는 크게 세 가지 흐름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전자처방전 및 전자적 기록 체계의 제도적 정비, 둘째, 마약류 등 특정 의약품에 대한 사전 확인 의무 강화, 셋째, 비대면진료 및 그 중개 과정에 대한 정보 관리와 책임 구조의 확대이다.

다만 이 중 상당 부분은 2026년 하반기부터 시행 예정인 내용으로, 현행 규정과 구분하여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변화는 행정사 실무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영역을 보다 명확하게 드러낸다. 단순한 법령 해석에 그치기보다, 실제 업무에서 활용 가능한 절차 설계와 대응 구조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가장 핵심이 되는 영역은 진료기록의 확보와 활용이다. 의료 분쟁의 상당 부분은 진료기록을 중심으로 사실관계가 형성되며, 현행 의료법은 환자 본인의 기록 열람 및 사본 발급 청구권을 인정하고 있다. 또한 일정 요건 하에서 가족 또는 대리인을 통한 요청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공공기관, 보험, 연금 등 다양한 목적에 따른 기록 제공 사유 역시 법률에 명시되어 있다.
이에 따라 실무에서는 단순한 기록 요청을 넘어, 요청 주체별 요건과 제출 서류를 사전에 구분하고 절차를 체계적으로 설계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의료기관이 기록 제공에 소극적인 경우에는 법률상 “정당한 사유 없는 거부 금지” 원칙을 기준으로 단계적 대응 구조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 요청에 그치지 않고, 필요에 따라 내용증명, 관할 보건소 민원, 관계 기관을 통한 행정적 절차로 이어지는 대응 구조를 설계해야 하며, 이는 감정적 대응이 아닌 절차 중심의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확보된 진료기록을 단순 자료로 남겨두지 않고, 사실관계 입증에 활용 가능한 형태로 구조화하는 작업이 병행되어야 한다. 시간 순 정리, 의료행위별 구분, 기록 간 불일치 여부의 검토 등을 통해 자료를 체계화하는 과정은 향후 분쟁 대응의 방향을 결정짓는 핵심 단계로 작용한다.
다음으로 주목할 부분은 마약류 및 향정신성의약품과 관련된 관리 체계의 변화이다. 2026년 하반기 시행 예정 규정에 따르면, 의료인은 해당 의약품을 처방하거나 조제하는 경우 환자의 기존 투약 이력 등을 의약품안전사용정보시스템을 통해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이러한 확인 의무는 향후 의료 책임 판단에서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으며, 관련 사안에서는 단순한 결과 중심의 접근이 아니라 사전 확인 절차의 이행 여부를 중심으로 사실관계를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대면진료와 관련된 규율 역시 중요한 변화 요소이다. 하반기 시행 예정 규정에서는 비대면진료가 일정한 요건 하에서 제한적으로 허용되며, 진료 방식, 처방 범위, 환자 설명 의무 등 구체적인 기준이 함께 설정된다. 또한 비대면진료 중개 과정에 대한 규율이 도입되면서, 중개업자의 신고, 인증, 개인정보 처리 및 이용에 관한 제한 등이 명시되고, 일정한 경우 행정처분이 가능하도록 구조가 정비된다. 이는 의료기관 중심의 기존 책임 구조에서 나아가, 중개와 관련된 주체까지 포함하는 다층적 책임 구조가 형성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전자처방전 및 전자적 기록 체계의 정비 또한 실무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전자문서 형태의 처방전과 기록은 제도적으로 관리되는 문서로서, 그 생성, 저장, 전송 과정이 법적 기준에 따라 운영된다. 이에 따라 향후에는 단순히 기록의 존재 여부뿐 아니라, 해당 기록이 어떠한 경로로 생성되고 전달되었는지까지 함께 검토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결국 이번 의료법 개정은 의료 영역에서 “기록과 정보”의 중요성이 더욱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분쟁의 핵심 역시 진료행위 자체에 대한 평가를 넘어, 기록의 존재와 내용, 그리고 그 관리·전달 과정의 적정성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같은 환경 변화 속에서 행정사의 역할 역시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진료기록 열람 및 사본 발급과 관련된 절차 안내, 요청 구조의 설계, 확보된 자료의 체계적 정리, 그리고 관계 기관에 제출되는 서면의 작성 지원 등은 행정사가 수행할 수 있는 실무 영역에 해당한다. 또한 민원 제기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관련 자료를 구조화하는 작업 역시 중요한 역할로 볼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역할은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절차와 자료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의료행위 자체에 대한 판단이나 법률적 판단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확대되어서는 안 된다. 결국 행정사의 실무는 기록과 절차를 기반으로 한 구조적 대응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이번 개정은 단순한 규정 변화에 그치지 않고, 의료와 행정이 접하는 영역에서 요구되는 대응 방식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정확히 이해하고 준비하는 것이 향후 실무 역량을 좌우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 대한행정사회신문=서현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