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행정사회신문=장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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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목설계·여행사까지 인허가 대행”…무자격 불법행정 만연, 행정질서 붕괴 우려
최근 일부 토목설계업체와 여행사 등이 각종 인허가 및 출입국·비자 업무를 사실상 대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법정 자격사 제도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불법 행위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행정사 업계는 “명백한 위법 소지”라며 강력한 단속과 제도 정상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본지가 확보한 자료와 관련 보도에 따르면, 일부 현장에서는 토목설계업체 직원이 개발행위허가, 각종 인허가 신청서 작성 및 민원 접수까지 사실상 대리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일부 여행사는 외국인 대상 비자 발급, 체류자격 변경, 서류 작성 등을 패키지 형태로 제공하며 행정업무를 병행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행위가 단순 편의를 넘어 법률상 금지된 ‘무자격 행정업무 대행’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행정사법」 제2조 및 제3조에 따르면, 행정기관에 제출하는 서류의 작성 및 제출 대리는 행정사 등 법정 자격을 가진 자만이 수행할 수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 유권해석에서도 “지방자치단체에 제출하는 인허가 관련 서류 접수 및 민원신청 대행은 행정사의 업무 범위에 해당한다”는 점이 명확히 제시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자체에서는 이러한 불법 대행을 사실상 묵인하거나 ‘관행’이라는 이유로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행정사 업계 관계자는 “토목설계업체는 설계업무가 본연의 역할이며, 여행사는 여행 알선이 주된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인허가 및 비자 업무까지 넘보는 것은 명백한 직역 침해이자 불법 행위”라며 “이는 단순한 업역 갈등이 아니라 국민 피해로 직결되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 무자격 대행 과정에서 서류 누락, 허위 기재, 법령 오해 등으로 인한 인허가 지연 및 불허 사례가 발생하고 있으며, 피해는 고스란히 민원인에게 전가되고 있다. 책임 소재 또한 불분명해 사후 구제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일부 지자체에서는 인허가 민원 접수 과정에서 대리인의 자격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거나, 특정 업체 직원의 반복적인 대리 접수를 사실상 허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는 행정절차의 공정성과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대한행정사회 인허가 전문 행정사들은 “무자격자의 인허가 대행은 법질서를 훼손하는 중대한 위법 행위”라며 “지자체에 대한 전수조사 및 감사 요청, 관계기관 고발 등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행정기관 역시 더 이상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명확한 기준과 단속을 통해 불법 행위를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제도 개선과 함께 국민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행정업무는 단순 서류 작성이 아닌 법률적 판단과 책임이 수반되는 전문 영역인 만큼, 반드시 자격을 갖춘 행정사를 통해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불법 인허가 대행과 무자격 행정업무가 구조적으로 고착화될 경우, 행정질서 붕괴는 물론 국민 피해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금이야말로 제도 본연의 취지를 바로 세우고, 공정하고 안전한 행정서비스 체계를 확립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