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행정사회신문=김진경 ]

재난안전, 이제는 AI, 그리고 미래전략
반복되는 재난과 피해
2022년 이태원 참사, 2023년 오송 지하차도 침수, 2024년 포항 화재 사고, 지난 6월24일에는 아리셀 공장에서 불이 나 근로자 23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을 당하였다. 우리는 매년 대형 재난사고를 경험하고 있다. 대형사고는 그 유형이 다양해지고 피해 규모는 국지적으로 발생하거나 코로나처럼 전국적으로 번지는 경우도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집중호우, 초대형 태풍, 대형 산불은 이제 예외적 사건이 아니라 일상적 위험이 되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우리 사회의 대응은 사후적이고 소극적이다. 재난이 발생한 후에야 정부와 지자체가 대책회의를 열고, 피해보상과 책임소재를 놓고 갈등이 벌어진다. 피해자들은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며 목소리를 높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사건은 잊히고 똑같은 안전사고가 반복된다.
이제는 재난을 “피해 보상”이 아닌 “피해 예방”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과학기술 기반의 선제적 대응과 시민참여형 안전문화가 자리해야 한다.
<</span>표1> 전국 화재현황
연도 | 발생 건수 | 사상자(명) | 피해액(억) | 비고 |
2021 | 38,659 | 2,183 | 7,9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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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 40,113 | 2,669 | 12,1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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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 38,857 | 2,477 | 9,5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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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 37,614 | 2,402 | 7,8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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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출처 : 소방청>
재난·안전 관리 체계의 현주소
현행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은 재난을 예방·대비·대응·복구 4단계로 구분하여 관리한다. 그러나 실무 현장에서는 여전히 대응·복구 단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예산 또한 사후 복구에 70% 이상이 집중된다. 예방 예산은 전체 재난관리 예산의 평균 20%대에 머물러 있고, 시민 안전교육, 모의훈련, IoT 센서 설치 등 선제적 투자 비중은 매우 낮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는 실제 재난 현장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는 사전 통제 실패와 정보 공유 지연으로 14명의 인명 피해를 초래했다. 강릉 산불(2023) 역시 바람·습도·연료조건을 실시간 분석하는 예측 시스템이 있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과 현장 실행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유는 바로 현장의 대응이 지연되고, 지휘체계가 분산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금의 소방지휘체계는 P119 시스템, 새움터 건축물 정보, 소화전 데이터, SOP 매뉴얼, 그리고 PS-LTE 통신망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각각은 필요한 시스템이지만, 연계가 되는지가 문제이다. 데이터를 통합해주고, 현장에서 지휘관이 바로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한다.
AI를 통한 첨단기술 기반의 선제적 재난대응
미국·일본·유럽의 주요 도시들은 이미 AI·IoT·빅데이터 기반 재난관리로 전환, 또는 발전중이다. 미국 LA소방국(LAFD)은 AI가 911 신고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출동 우선순위를 자동 결정하고 군에서 ‘JADC2’라는 체계를 운영 하며 모든 센서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고 AI가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체계이다. 일본은 ‘SIP4D’라는 플랫폼을 만들어 중앙정부, 지자체, 경찰, 소방 모두가 동일한 재난 데이터를 공유하고 고베시는 대형지진 이후 지진조기경보시스템(Earthquake Early Warning)을 전국에 구축해 몇 수십초 전에 시민에게 알림을 보낸다. 유럽 일부 도시는 기상데이터·위성영상·SNS 빅데이터를 활용해 산불 확산 예측, 대피경로 안내를 실시한다. 싱가포르는 시민들이 직접 사진과 위치를 전송하면 AI가 분석해 지휘관에게 요약 정보를 주는 ‘myResponder’를 운영한다. 이러한 사례들은 소방이 단순한 장비·인력 중심 대응에서 벗어나 데이터를 통합하고, AI를 활용해 지휘관의 판단을 도와준다.
국내도 역시 시범사업이 늘고 있다. 서울시는 AI 화재예측 시스템을 도입해 CCTV · 기상데이터 · 출동이력을 분석해 대형화재 가능성을 예측한다. 대구소방은 AI 드론 지휘지원 시스템으로 화재 현장 영상 분석 및 대피경로 안내를 실험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초기대응 시간을 단축시키고,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앞으로는 전국 단위 데이터 통합 플랫폼과 지역 맞춤형 조기경보시스템이 필수적이다.
법·제도 개선 과제
현행 법령은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소방기본법」에는 AI 지휘지원 관련 조항이 없어, AI 분석 결과 활용 시 지휘관 책임 범위가 불명확하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의 예방 관련 조항은 선언적 규정에 머물러 있어, 예방 예산 비중을 법으로 명시할 필요가 있다. 드론은 재난예방, 복구에 있어서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 서울은 비행금지구역에 대한 제약사항 등이 있어 재난상황시 군·경 등 유관기관과 원활이 소통하여 빠른시간내 재난에 드론이 투입될 수 있도록 제도화 법제화 하여야 한다. 현재 화재현장에서는 소방대원들이 현장영상을 항상 취득하여 활용하고 있으나, 개인정보 절차에 대한 인식부재 등이 문제가 될 수 있어, 영상취득 후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화면에 자동마스킹 툴 등 법, 규정도 만들어야 한다.
또한 데이터 공유·개인정보 문제로 인해 CCTV · 기상데이터 · 이동통신 데이터 연계가 원활하지 않다. 따라서 AI 활용 법적 근거, 데이터 공유 가이드라인, 예방투자 의무화가 시급하다. 스마트 소방지휘체계를 새롭게 개선하는 것이다. 단순히 장비 몇 개 늘리는 게 아니고 신고가 들어오는 순간부터 현장 대원들이 진입해서 불을 끄고 사람을 구출하는 순간까지, 모든 정보가 하나의 체계로 연결되어 실시간으로 분석·제공되어야 한다. 이러한 시스템적 문제를 법적으로 제도적으로 그 근거를 마련하여야 한다. AI 기술과 통신 등은 날로 발전해 나가는데 법이 방해를 하거나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안전은 투자이자 미래전략
재난안전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다. 예방에 1원을 쓰면 복구에 들어갈 비용 10원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은 전 세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한국 사회도 더 이상 ‘사후 대책’으로는 버틸 수 없다.
첨단기술을 활용한 선제적 대응, 시민이 참여하는 안전문화, 법·제도의 혁신적 정비가 맞물릴 때, 비로소 “안전한 대한민국”이 실현될 것이다.
행정사로서 우리는 이러한 변화의 촉매제가 되어야 한다. 재난 관련 인허가, 안전관리계획 수립, 주민 참여형 프로그램 기획, 제도 개선 건의, 재난메뉴얼 작성 등에서 적극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재난안전은 이제 행정사에게도 새로운 전문영역이자 도전 과제이다.
과거 행정사의 주요 업무가 주로 인허가, 민원, 권리구제에 집중되었다면, 이제는 재난안전이 새로운 전문영역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사회가 요구하는 행정사의 역할은 더 이상 단순한 대리인이 아니다. 복잡한 법제도와 현장 위험을 연결해 실질적 해결책을 설계하는 전문가로 거듭나야 한다.
이를 위해 행정사 스스로도 학습과 훈련을 강화해야 한다. AI·IoT 등 첨단기술의 흐름을 이해하고, 재난안전 관련 법령과 국제 동향을 숙지하며, 주민과 소통하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그래야만 행정사가 진정으로 “안전은 투자이자 미래전략”이라는 가치를 현실에서 구현하는 핵심 파트너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