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행정심판,절차를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 김진경 행정사
  • 등록 2026-01-21 16:52:44
기사수정
  • - 승소를 결정짓는 전략과 행정사의 역할

[대한행정사회신문=김진경 ]


 

 

 

 

 

행정심판,절차를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승소를 결정짓는 전략과 행정사의 역할

 

행정처분은 국민의 일상과 생계를 직접적으로 좌우한다영업정지허가취소과징금면허취소 등과 같은 처분은 단순한 행정조치가 아니라 한 개인과 가족나아가 종업원과 거래처의 삶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이러한 행정처분에 대해 국민이 가장 먼저 선택할 수 있는 권리구제 수단이 바로 행정심판이다.

행정심판은 소송에 비해 절차가 간명하고 비용 부담이 적으며신속한 판단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그러나 현실적으로 행정심판을 청구하고도 기대한 만큼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그 이유는 단순하다행정심판은 제기하는 것보다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행정심판 사례를 토대로행정심판을 청구할 때 반드시 알아야 할 절차와 유의사항그리고 승소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살펴보고그 과정에서 행정사가 무엇을 어떻게 하여야 승소의 가능성을 높이는지를 짚어보고자 한다.

 

행정심판의 출발점은 감정이 아니라 처분 분석이다.

 

행정심판을 준비하는 의뢰인 상당수는 억울하다”, “너무 가혹하다는 감정에서 출발한다물론 이러한 문제의식은 중요하다그러나 행정심판에서 판단의 기준이 되는 것은 감정이 아니라 처분의 법적 구조다행정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해당 처분이 어떤 법령을 근거로 이루어졌는지기속행위인지 재량행위인지절차상 하자는 없는지처분 기준이 법규인지 내부 지침에 불과한지를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특히 영업정지나 면허취소와 같은 사건의 상당수는 법률이 아니라 시행규칙이나 고시에 정해진 행정처분 기준에 따라 이루어진다문제는 이러한 기준이 모든 사안을 기계적으로 동일하게 적용하도록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대법원은 반복적으로행정처분 기준은 원칙적으로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 기준에 불과하며개별 사안에서는 비례의 원칙과 이익형량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판시해 왔다이 지점을 간과하면 행정심판은 처음부터 방어적인 논리로 흐를 수밖에 없다.

 

청구기간과 절차기본이지만 가장 많이 실수하는 부분

 

행정심판에는 명확한 청구기간이 존재한다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처분일로부터 180일 이내라는 기준은 행정사의 기본 중 기본이다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언제 알았는지를 두고 다툼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처분서가 본인이 아닌 가족이나 직원에게 전달된 경우우편 송달과 전자 송달이 혼재된 경우불복 절차 고지가 형식적으로 이루어진 경우 등은 모두 쟁점이 될 수 있다행정사는 단순히 날짜를 계산하는 데서 그칠 것이 아니라인지 시점을 입증할 수 있는 증빙자료를 의뢰인에게 받아 그 청구일자를 계산하도록 해야 한다의뢰인이 일자를 혼동하여 알려줄 수 있는 것도 감안하여 한 번 더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또 하나 중요한 절차가 바로 집행정지 신청이다행정심판법 제30(집행정지)에 위원회는 처분처분의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 때문에 중대한 손해가 생기는 것을 예방할 필요성이 긴급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직권으로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의하여 처분의 효력처분의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의 전부 또는 일부의 정지를 결정할 수 있다“. 라고 되어 있다이는 영업정지나 면허취소 등의 사건에서 본안 재결이 나올 때까지 처분이 그대로 집행된다면설령 나중에 승소하더라도 이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만든 규정이다집행정지는 선택 사항이 아니라경우에 따라서는 사건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전략이 되므로 이를 실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청구이유서의 핵심은 이익형량이다

 

행정심판에서 가장 중요한 문서는 단연 청구이유서다그러나 많은 청구이유서가 두 가지 극단으로 흐른다하나는 법 조문을 나열하는 형식적 주장이고다른 하나는 억울함을 호소하는 감정적 주장이다어느 쪽도 설득력이 높다고 보기 어렵다행정심판에서 설득력 있는 청구이유서는 위법성에 대한 법적 주장부당성에 대한 비례·평등 원칙 위반 주장정상참작 사유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주장이 균형 있게 결합되어야 한다.

특히 재량행위가 문제 되는 사건에서는 법을 어겼느냐보다 이 처분이 과도하냐가 핵심 쟁점이 된다이때 행정사는 공익과 사익을 비교·형량하는 구조를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에 비해 개인이 입게 되는 불이익이 현저히 크다는 점을 구체적 사실과 수치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행정심판은 증거의 싸움이다.

 

행정심판은 형사재판과 달리 엄격한 증거법칙보다 자유심증주의가 강하게 작용한다이는 곧 증거를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매출 감소 자료거래처 계약 해지 사실고용 인원과 인건비 부담대출 현황 등은 단순한 참고 자료가 아니라 처분의 가혹성을 입증하는 핵심 자료가 된다반성문이나 탄원서 역시 단순한 감정 표현이 아니라행위 경위와 재발 방지 의지를 논리적으로 드러내는 방식으로 작성되어야 한다행정사는 이러한 자료들을 단순히 모아 제출하는 사람이 아니라재결권자가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 구조로 배열하는 전문가여야 한다.

 

행정사가 알아야 할 진짜 전문성

 

행정심판에서 행정사의 역할은 결코 서류 대행에 그치지 않는다행정사는 행정법의 원칙을 이해하고업종별·처분 유형별 행정 실무를 꿰뚫으며의뢰인의 현실을 법적 언어로 번역할 수 있어야 한다행정심판은 국민의 생계와 권리를 다루는 준사법적 절차다그 최전선에서 행정사는 법과 현실을 연결하는 교량 역할을 수행한다단순히 절차를 아는 사람과사건의 구조를 설계할 수 있는 사람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행정심판 제도는 이미 충분히 잘 마련되어 있다문제는 제도가 아니라 활용의 수준이다행정심판의 성패는 결국 얼마나 정교하게 준비되었는지그리고 그 준비를 이끌 전문가가 있는지에 달려 있다행정사가 사건을 단순 접수하는 데서 멈출 것인지아니면 처분의 논리를 정밀 분석하고 공익과 사익을 재구성하는 전략가로 역할할 것인지는 선택의 문제다행정심판의 현장은 냉혹하지만잘 준비된 논리와 증거 앞에서는 놀라울 만큼 합리적이다그 문을 여는 열쇠는결국 행정사의 전문성이다.

0
포토뉴스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현대차 정몽구 재단 등 3개 기관, AI 시대 기후테크 정책 포럼 개최 현대차 정몽구 재단이 지난 7월 14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국가녹색기술연구소와 함께 `제1회 AI 시대의 기후테크 혁신 포럼`을 개최했다.이번 포럼은 최근 기후테크 관련 특별법안이 국회에 발의되는 등 급변하는 정책 환경 속에서 민관 파트너십(PPP)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도출하고자 마련됐다.재단은 `그린 소사이어티`를 통해 확보한 실...
  2. 국토교통부, `스마트도시산업 특수분류` 제정해 산업 육성 토대 마련 국토교통부는 스마트도시산업의 규모와 일자리 현황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맞춤형 육성 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7월 24일 `스마트도시산업 특수분류`를 신규 제정한다.스마트도시산업은 교통·환경 등 도시 운영 전반에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을 융합한 복합 산업이다. 그간 한국표준산업분류(KSIC) 체계 내에서는 소.
  3. 2026년 상반기 전국 지가 1.22% 상승…토지 거래량도 2.2% 증가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은 2026년 상반기 전국 지가 변동률이 1.22%를 기록하며 전년 하반기(1.19%) 대비 상승폭이 0.03%p 확대되었다고 24일 밝혔다.이 날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지가는 2023년 3월 이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매월 0.2%대 내외의 완만한 오름세를 보였다.지역별로는 수도권이 1.69% 상승하며 전년 ..
  4. 심야 도심 오토바이 굉음 잡는다…박정 의원, `무인 단속` 법제화 추진 심야 도심 내 이륜차 배기 소음으로 인한 주민 불편을 해소하고 상시적인 단속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무인 소음 단속 장비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추진된다.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정 의원(더불어민주당·파주시을)은 23일 이륜차 소음으로 인한 국민의 일상 속 고통을 해결하고자 `소음·진동관리법 일부개정법.
  5. 구로구, 40세 이상 구직자 대상 경비원 취업지원 프로그램 참여자 모집 구로구가 재취업을 준비하는 40세 이상 중장년 구직자를 위해 경비원 법정교육부터 취업 연계까지 묶은 지원 프로그램 참여자를 모집한다.구로구는 `2026년 경비원 취업지원 프로그램 3기` 참여자 51명을 27일부터 선착순으로 모집한다고 밝혔다.구로구는 2024년부터 이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경비직 취업 시 법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일반경..
  6. 경기도청소년야영장, 도내 5개 청소년시설과 상생협력 네트워크 구축 경기도미래세대재단이 운영하는 경기도청소년야영장이 도내 5개 청소년수련시설과 손잡고 상생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한다.경기도청소년야영장은 23일 연천군청소년수련관 AI센터에서 다자간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청소년 활동 활성화를 위한 협력을 선언했다.이번 협약에는 경기도청소년활동진흥센터를 비롯해 군포시 청소년수련관,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