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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출입국 업무 대행 가방(택배) 행정사를 만나다
  • 정기덕 대한행정사회 기자
  • 등록 2024-07-11 14:10:03
  • 수정 2024-07-11 14:2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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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행정사회신문=정기덕 기자]  **시 **동 외국인 집단 거주지역에는 출입국 업무를 전담으로 하는 행정사 사무실이 몇 년전만 해도 7~8곳이었으나 현재는 2~3곳만 남아 있다. 이마저도 출입국 관련 업무를 거의 수임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집단 거주지역이다 보니 출입국 업무가 많을 것으로 보이지만 **여행사가 개업해서 불법 출입국 업무를 하면서부터 행정사무소는 월세 내기도 버겨워 한다고 한다. 이곳 **여행사에서 일명 가방(택배) (이하 가방 행정사)행정사라 불리우는 70대 후반 행정사를 만나 몇 번의 고사 끝에 실명과 사진을 모자이크 처리 하는 조건으로 어렵게 취재를 할수 있었다.


그는 과거에 공무원으로 생활하다가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행정사무소를 개업하고 약 7년여간 행정사업을 하였다고 한다. 가방 행정사를 하게 된 동기와 대한행정사회에 바라는 점 위주로 취재를 하였다.

 

기자 : 왜 비난을 감수하고 가방 행정사를 하는 건가요?

행정사 : 행정사사무소 운영을 7년정도 했습니다. 인허가 업무를 주로 했는데, 담당 공무원들은 측량업자들이 서류 준비를 잘해오고 말도 잘 알아들으니까 행정사를 우습게 보고 있었습니다. 행정사가 허가 신청을 하면 반려 시키고 한두번 그러다가 그다음에는 서류를 가져다 주면 보지도 않고 건축사 통해서 오라고 하고..... 그러니까 실제로 규모가 큰 인허가는 수임하지도 못하고 작은것만 하니까 수입이 별로 없었지요, 그나마도 거의 없었어지요.

 

기자 : 마음 고생이 많으셨겠네요?

행정사 : 그렇게 월세 내기도 힘겹게 지내니까 마누라 눈치도 보이고, 그만두고 경비나 다른거 하라고 독촉도 하고 그런데 경비는 하기 싫고 근근이 버틴거죠. 그러다가 여행사에서 건당 얼마를 줄테니까 접수되는 서류를 출입국사무소에 제출대행을 해줄 수 있느냐고 하더라구요. 출입국외국인 관련 업무를 할 줄 모른다고 하니까 "서류준비는 다 해줄 테니까 대행기관 등록해서 접수만 해달라"고 하니 솔깃하지 않을 수 없죠.

 

기자 : 그래서 (가방 행정사 일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행정사 : 그렇지요. 사무실에 앉아 있으면 여행사에서 서류를 가져다 줍니다. 별로 할 일도 없는데 출입국사무소에 가서 접수하고 나면 건당 얼마를 주니까 월세도 내고 큰돈은 아니지만 집에 돈도 가져다 주고 좋지요. 마누라도 좋아라 하고....

 

기자 : 그럼 계속 사무실에서 그렇게 생활하셨나요?

행정사 : 그렇게 하다가 어느날 사무실 월세가 아까운 거예요. 그래서 "여행사 귀퉁이에 책상하나만 놓아줘라" 하니까, 그렇게 해주더라구요. 조그마하게 간판도 하나 달아주고.... 월세도 안 나가고, 여행사도 행정사 간판 달고 하니까 단속 걸릴 일도 없고 서로 좋은 거지요.

 

기자 : 네 이해는 가는데 사무실 내고 비싼 월세 내면서 열심히 하는 행정사들에게 미안하지는 않으신가요?

행정사 : 내 목구멍이 포도청인데 뭐가 미안해요. 내가 월세도 못낼 때 누가 도와준거 없잖아요. 서로 알아서 살아가는 거지요. 그리고 생각해 보세요. 나이가 젊을 때나 열심히 할 수 있지 나이 먹어보세요? 행정사일을 제대로 할수 있어요? 이거는 지하철 타고 가도 되고 나이가 상관없잖아요. 수입 없이 집에서 빈둥거리면 누가 좋아해요? 나가서 한푼이라도 벌어야지 좋아하지.

지금 출입국 전문 행정사 하는 사람들이 나이 더 들어서 직원 두고 하면 모를까, 혼자 하면 할 수 있을까요? 제가 아는 사람중에 이런 사람이 있어요. 출입국 전문 행정사 하다가 나이들어서 외국인 상대가 어려우니까 가방 행정사 하는 사람이 몇 있어요. 그 사람들 욕할 수 있어요? 욕할 수 없잖아요?

 

기자 : 현실이 안타깝네요.

행정사 : 현실이 그러니까 할 수 없는 거지요.

 

기자: 한 달에 수입은 얼마나 되세요?

행정사 : 그걸 밝히기는 어렵지요. 대충 밥값하고 차비하고 소주 값 제하고 집에 가져다 줘요. 일이 많을 때는 조금 많기도 하고.....

 

기자 : 언제까지 하실 건가요?

행정사 : 글쎄요.... 치매 와서 못할 때까지 할 거 같아요. 쉽게 그만두지 못할 것 같아요.

 

기자 : 대한행정사회에 하실 말씀이 있으신가요?

행정사 : (한참 고민 끝에) 제가 이길에 발을 들인 이유를 잘 생각해 보세요. 하고 싶어서 한거 아니잖아요. 출입국 업무만 불법을 한다고 난리인데, 불법으로 업무하는 행정사들도 많아요. 그걸 못하게 해야지. 이것만 못 하게 한다고 되겠어요? 나도 억울한 점이 있지요. 폼잡고 행정사 하면 얼마나 좋아요. 안 되니까 그렇지.

 

기자 : 네 어려운 말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방 행정사 취재를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여행사의 비자업무 대행과 가방 행정사의 불법적인 연결고리를 끊는 것은 마치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의 우문과도 같지 않은가?


밤을 새워 마케팅 전략을 고민하고, 블로그에 홍보를 하면 행정사를 성공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만으로는 뭔가 부족하지 않은가? 과연 행정사법을 바꾸고, 처벌을 강화하면 불법을 뿌리 뽑을 수 있을까?


세상에 사연없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저마다의 사연은 누구나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딱한 개인 사정이 불법을 정당화 할 수 없다. 결국 국가전문자격이라 자부하는 '행정사'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이들 또한 행정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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